추천기사경제-산업사회IT-과학칼럼

[이정현의 호남아리랑] 진도, 섬 전체가 무대…전통문화+관광·산업 융합 ‘글로벌 브랜드’로

진도 토요민속여행상설공연 한 장면

진도는 일상이 곧 예술이고, 주민 전체가 출연진이며, 섬 전체가 공연 세트이자 무대다. 진도아리랑은 우리나라 3대 아리랑 가운데 하나로 느린 장단 속에 한과 해학이 공존하는 남도의 대표 민요다. 강강술래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여성들이 보름달 아래 손을 맞잡고 원을 그리며 노래와 춤을 통해 단결과 공동체 정신을 보여준다. 남도잡가는 판소리와 민요가 섞인 서민의 노래로 토속성과 즉흥성, 풍자가 두드러진다. 진도씻김굿은 국가무형문화재로서 망자의 넋을 위로하는 굿이며, 진도북춤은 화려한 북놀림과 역동적인 춤사위가 어우러진다. 진도다시래기는 해학과 풍자가 가득한 가무극이고, 진도농악은 농사와 마을 축제의 전통을 계승한다. 육자배기, 흥타령, 개타령 등은 구성지면서도 슬픔과 유머가 뒤섞인 진도의 민요다.

진도에는 진도국악원, 국립남도국악원, 진도향토문화회관, 진도아리랑 전수관, 진도씻김굿 전수관이 있고, 운림산방 주변 전통민속촌과 남농 허건 화백의 화실도 있다. 운림산방은 음악, 미술, 문학이 교류하는 예술의 명소다. 지역민의 삶과 노동, 신앙은 음악과 춤에 밀접하게 결합돼 강강술래나 농악처럼 여럿이 함께하는 예술을 낳았다. 음악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공동체 결속과 문제 해결의 장 역할을 했으며, 어민의 삶과 바다 풍경은 가사와 장단에 녹아 있다. 풍어제와 마을굿 같은 어촌 신앙행사와 음악이 결합된 것도 진도의 특징이다.

진도를 하나의 거대한 무대, 주민 전체를 출연진으로 만드는 전통문화수도 프로젝트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중국 장예모 감독의 대규모 야외공연과 문화도시 전략을 벤치마킹하되, 진도의 현실에 맞는 설계가 필요하다. 섬 전역을 공연·전시·체험 무대로 바꾸고, 주민 전체가 참여하는 살아 있는 전통문화를 재현하자는 것이다. 전통문화와 관광·산업의 융합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세계적 축제로 브랜드화할 수 있다.

진도 바닷가 낙조는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끈다

바다, 갯벌, 산, 전통마을을 그대로 무대화하고 어민·농민·학생·예술인이 출연해 진도의 역사·전설·민속을 스토리텔링으로 엮는다. 조명·음향·영상 기술을 고정 설치해 365일 공연이 가능하도록 한다. 강강술래, 풍어제, 갯벌놀이, 어선 퍼레이드, 진도아리랑, 씻김굿, 북춤, 판소리를 상시 공연하고 명량해전, 삼별초 항쟁, 해양무역의 역사를 기리는 한편, 김·전복·홍주와 한지공예 같은 체험형 관광을 연계한다.

서부 바닷가권은 해양 퍼포먼스를 통해 어선 행렬, 불꽃쇼, 수중조명 공연을, 운림산방권은 판소리·북춤·민속극을, 진도읍권은 거리 퍼레이드와 강강술래 1,000인 춤, 주민 가면행렬을, 갯벌·염전권은 갯벌 체험극과 잡이, 민속놀이를 선보인다. 마을권에서는 소규모 국악·공예 시연을 매주 열고, 진도문화 대장정 공연과 체험·전시·공방을 운영하며 청소년 전통예술팀도 꾸린다. 계절마다 아리랑 페스티벌, 바다와 불의 축제, 전통무용·민속극 대전, 씻김굿·명량해전 재현 같은 대규모 행사를 치른다. 해외 전통예술단 초청·교환 공연, 유네스코 및 국제기구 연계도 구상할 수 있다.

드론쇼, 워터스크린, 미디어파사드 같은 현대 기술을 접목하고, 숙박·교통·주차·푸드존을 확충하며 의상·소품 제작, 교육, 전시 기능도 통합해 운영한다. 이 프로젝트는 진도를 전국 최초의 전통문화수도로 만드는 도전이다. 장예모 감독이 대자연과 주민을 결합해 세계를 감동시켰듯, 진도는 섬 전체를 무대, 주민 전체를 예술가로 만들어 살아 있는 문화섬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는 지역경제와 문화관광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물론 과제도 있다. 전승 인력이 부족하고 관광 인프라가 미흡하며 콘텐츠 다양성에 한계가 있다. 디지털 활용도 낮고 지역경제와의 연계도 부족하다. 겨울에는 국악인들이 총출동해 마을별로 주민들에게 노래와 춤을 지도한다면 예술 수준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지역 정치권과 행정기관, 문화계와 학계가 함께 나서 기획과 실행에 앞장선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프로젝트다.

운림산방



이정현

3선 국회의원, 대통령비서실 정무·홍보수석 역임, 전 새누리당 당 대표

필자의 다른 기사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본 광고는 Google 애드센스 자동 게재 광고이며, 본 사이트와는 무관합니다.
Back to top bu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