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 성공은 다음 3가지가 관건이다.
‘개혁’이라는 이름은 그럴싸하다. 하지만 국민의 삶이 팍팍해지면 개혁은 실패다. 반대로 국민의 삶이 좋아진다면 성공한 정책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인물 선택, 검찰개혁을 보면 묘한 불길함이 있다. 결론을 말하면 이 3가지 정책이 실패하면 등 돌리는 건 국민이다.
집값 안정,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검찰 권력 분산이라는 명분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공약’이 ‘개혁’이란 이름과 뒤섞일 때”, “국민을 위한 정책인가”에 대한 판단이 모호할 때다. 이때부터 사람들의 불만이 커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국정운영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먼저, 대한민국에서 집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평생 모은 돈을 넣은 자산이고, 누군가에게는 자녀에게 물려줄 유일한 재산이며, 청년에게는 결혼과 출산을 결정하는 현실적인 조건이다. 그런데 역대 정부가 그랬듯 이번 정부 역시 집값을 잡겠다며 ‘규제’라는 칼을 먼저 꺼내 들었다.
대출을 조이고, 갭투자를 차단하면 “투기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부동산 투기꾼만 부동산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다. 현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도 함께 밀려난다.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대출은 투기가 아니라 내 집 마련의 사다리다. 집 없는 서민 역시 마찬가지다. 그 사다리를 걷어놓고 “집값을 잡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착시일 뿐이다.
주택 공급은 오늘 발표한다고 내일 집이 생기는 일이 아니다. 준공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바로 이 시간차가 문제다. 수요는 눌러놓고 공급은 기다리게 만들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결국 현금 부자만 살아남는다. 잡겠다는 ‘투기꾼’과 실제 정책으로 눌리는 ‘실수요자’가 뒤섞이는 순간, 부동산 정책은 방향을 잃는다. 집값을 잡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의 숫자를 줄이겠다는 것인지, 답은 정부에게 있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주가지수는 “코스피 5000”으로 잡았다고 해서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돈을 벌고, 생산성이 올라가고, 수출 경쟁력이 커지고, 투자자가 기업을 믿을 때 올라간다. 그런데 가만히 들어보면 ‘집 팔아서 주식 사라’는 소리로 들린다. 여기서 파생된 문제가 바로 “전세금 빼서 투자하게 만들었고, 학생들까지 주식시장을 넘보게 했다”는 점이다.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빌리거나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실패했을 때, 이들 젊은 층이 내는 불만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이나 답이 없다는 것을 지적할 뿐이다.
검찰개혁도 그렇다. 검찰을 ‘개혁 대상’으로 보는 사람이 많았다.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됐고, 정치적 중립성 논란도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의한다. 하지만 권력을 없애는 것과 국민을 위한 수사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사건처럼 “수사가 부실하면 누가 책임지는가”가 국민의 의구심이다. 이 의구심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검찰의 재수사 권한을 없애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수사의 질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종 여성과 연락이 닿았다고 거짓으로 말하고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허위 문서를 작성한 경찰이 존재하는 이상, 국민은 사법제도의 틈바구니에 놓인다. 국민이 경찰 수사를 의심한다면 그 개혁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는 국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회의 압도적 의석을 가지고 법안을 빠르게 통과시키는 것이 ‘개혁의 속도’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법은 한 번 만들어지면 국민이 감당해야 한다. 정권은 바뀔 수도 있지만 법은 남고, 오늘 권력을 가진 사람이 내일은 권력의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런데도 자신에게 유리한 구조라고 생각해 닥치고 밀어붙인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정치적 계산이다.
말이 나왔으니 한마디만 더하겠다. 인물 선택이다. 청년을 대변하기 위해 임명하고자 하는 장관 후보가 욕심이 과다해 국민의 믿음을 얻지 못하면 청년층 대변이 아니고 개인 영달에 그칠 뿐이고, 오히려 청년들로부터 ‘불공정하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강직한 판사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신약 임상시험 청탁 의혹’ 같은 사법 리스크와 연결되는 인물평이 나오면 커지는 건 사법 불신뿐이다.
국민에게 ‘개혁했습니다’라는 말은 위로가 아니다. 역대 정부에서 보았듯 정권이 바뀌면 생각이 달라지는 ‘개혁’은 올바른 ‘정책’이 아니다. 세금과 대출 규제가 오락가락하고 정책에 맞춰 집을 사고팔아야 한다면, 이는 정책이 아니라 정책 도박이다.
따라서 정책이 아무리 좋아도 내 집 마련이 힘들면 실패다. 범죄 수사가 버벅거리고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소홀히 하면 이 또한 실패다. 그럴듯한 개혁이라 하더라도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으면 그것은 성공한 정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부작용을 먼저 살펴야 한다. 정책의 칼날이 너무 날카로우면 손을 베이는 것은 결국 국민이다. 집값을 잡는다면서 수요자의 사다리를 걷어차고, 국민을 위한 인사라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물선택이라면 그것은 변화가 아니라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거대한 정책 실험일 뿐이다.
천명(闡明)하건대, 정권의 성적표는 공약집이 아니다. 국민의 통장 잔고이고, 국민이 기거할 집이며, 국민의 안전이다. 그래서 묻는다. “국민의 삶이 좋아지고 있는가?” “응답하라” 골프 치면서 나눴다는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은 여기서 말하지 않겠다. 다만 부동산 정책, 인물 선택, 검찰개혁에 대한 부작용을 먼저 보지 못하고 ‘물은 물이요 산은 산이요’만 되풀이한다면 성공한 정부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거듭 천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