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세계칼럼

‘트럼프 패턴’과 ‘네타냐후 생존전략’의 결합…”전쟁, 당장 끝내라”

2020년 9월 15일 이스라엘과 아랍국가간 관계정상화협정을 위해 모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 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두번째),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자야니 바레인 외무장관(오른쪽 두번째) ,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외무장관(오른쪽 끝)

페트로달러와 상식과 신뢰 무너진 세계질서…”누가 책임지는가”

살면서 가끔 이해하기 힘들 때가 있다. 판단이 상식을 벗어나 하는 일이 미친 짓이라고 여겨질 때, 그 ‘이해 불가’한 행동이 반복되고, 그것이 하나의 질서처럼 굳어질 때가 그렇다. 지금 진행 중인 전쟁이 좋은 예다. 그래서 묻는다. 이스라엘 전략에 미국은 왜 끼어들었는가. 세계경제를 벼랑으로 모는 전쟁은 왜 하는가.

세계질서 유지를 맡아야 할 미국이 이제는 그 질서를 무너뜨리는 주체가 되고 있다. 그래서 상식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외교력을 포기하고 전쟁을 택하는 것은 승리해도 실패다. 살기 위해 태어난 세상에서 누군가가 죽어야 끝나는 게임이 전쟁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도자의 판단 수준이다. 외교력으로 풀어야 할 자리에 개인 욕심이 들어 있다면, 이는 수준 이하의 판단을 낳는다. 이런 판단은 힘을 과시하면 상대가 굴복할 것이라는, 석기시대적 낡은 사고이기 때문에 ‘위기’를 키우는 기폭제가 된다. 단연코 이는 판단 미스이며, 전략이 아니라 위험한 아집이다.

심각한 것은 지도자의 말의 무게다. 트럼프처럼 어제 한 말이 오늘과 다르고, 내일 무슨 말을 할지 종잡을 수 없다면 무너지는 것은 질서이고, 세계경제이며, 일상이다. 쓰레기봉투조차 마음껏 살 수 없는 환경이 된다. 원칙이 이익 앞에서 뒤집히고, 어제의 선언이 오늘은 부정되며, 오늘의 약속이 내일이면 없던 일이 된다면 누가 믿겠는가. 국제 정치에서 신뢰는 곧 힘이다. 그래서 예측 불가능한 리더십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리스크’ 그 자체다.

중동전쟁이 에너지 위기를 가져온다는 것, ‘페트로달러’로 석유를 팔지 않은 정권은 무너진다는 것, ‘핵과 핵’ 대결의 늪에 빠지면 통제불능 상태가 된다는 것은 시골 기자인 나도 안다. 비닐공장의 셧다운으로 병원 응급실에서도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어려워지고, 학교에서 뛰놀던 아이가 죽는다. 그런데도 그것을 ‘부수적 피해’라고 한다면,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인간 존엄에 대한 감각이 마비된 심각한 상태다. 기름값이 오르면 미국은 많은 돈을 번다는 계산도 사람을 얕잡아보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말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자신이 지른 불 속으로, 소화기에 휘발유를 넣고 모이라’는 태도다. 동맹국에 호르무즈해협으로 군함 파견을 요구한 것이 그것이다. 겉으로는 국제 공조를 말하지만, 이는 전쟁의 짐을 떠넘기고 확전으로 가려는 심사로 읽힌다.

거두절미하고 묻겠다. ‘페트로달러’로 석유를 팔지 않는 나라를 공격하는 것은 우연인가, 필연인가. “응답하라.” 이는 협력이 아니라 갈취다.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 체포, 리비아의 카다피, 20여 년 전 이라크의 후세인 제거, 그리고 이란과의 전쟁이 ‘오일 머니’ 때문이 아니고 무엇인가. 물론 테러 요인도 포함된다는 것은 안다.

동맹인 우리를 시험의 대상으로 보는 것도 마뜩지 않다. 군함을 보내느냐 마느냐와 같은 ‘예스맨’의 수위로 ‘우방 여부’를 가늠하는 것은, ‘페트로달러’를 거부한 정권을 적으로 간주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 판단이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동맹을 가치공동체로 보지 않고 철저히 계산된 거래 대상으로 본다면, 이는 함량 미달의 저급한 판단이 맞다. 관세 협상과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들먹일 때 우리는 이미 알아봤다.

생각해 보면 트럼프의 오락가락 스타일은 하나의 패턴이 아닌가 싶다. 이 패턴은 좀처럼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걱정이다. 뒤집히는 말, 충동적 결정, 그리고 전쟁으로 이어지는 흐름. 이 연결고리는 우연이라기보다 의도된 방식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금, 이 패턴은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진행 중이다.

이 같은 트럼프의 패턴이 크게 드러난 곳은 증권시장이다. ‘들었다 놨다’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는 미국 증시 개장에 맞춰 전쟁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장이 끝날 때는 부정적인 말을 한다. 이러한 패턴을 파악한 투자자들은 그의 경고에 따라 주가가 떨어질 때 매수하고, 그가 입장을 번복해 주가가 반등할 때 매도해 이익을 챙긴다. 트럼프의 패턴은 오랜 기간 함께해 온 그의 주변인들이 잘 안다. 그래서 주식을 통해 이익을 챙긴 이들이 그의 주변인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타코(TACO: Trump Always Chickens Out)’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는 비아냥이다. CNN마저 이러한 그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보도하지 않았는가.

이런 필자의 판단이 틀렸으면 좋겠다. 하지만 문제는 그 대가를 치르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점이다. 결정은 세계인을 우습게 여기는 권력이 내리고, 희생은 힘없는 자들의 몫이 된다. 존귀한 생명, 국가의 존엄, 이 모든 것이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소비될 때, 이는 정치가 아니라 폭력의 또 다른 표현일 뿐이다.

히틀러 역시 민주적 절차로 권력을 잡았지만, 모든 결정을 독단으로 처리하고 반대 의견을 묵살했기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에 불을 댕겼다. 그 전쟁으로 7천만 명이 죽었고, 그중 600만 명은 유대인 학살, 홀로코스트의 희생자다. ‘내 판단이 옳다’는 그의 독자적 확신 하나가 만든 결과다. 그는 패배가 확실해진 순간에도 전쟁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아집으로 도시의 70%가 파괴됐고, 세계인들은 삶의 기반을 잃었다. 지도자의 오판이 삶의 환경을 무너뜨린 것이다.

지금의 중동 정세도 다르지 않다.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적 생존을 위해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자신의 부패 재판을 미루고, 권력 유지를 위해 전쟁을 멈출 수 없는 구조다. 전쟁이 끝나는 순간 권력도 끝난다는 계산이 그의 머릿속에 깔려 있다. 그래서 미국을 전장으로 끌어들이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이쯤 되면 전쟁의 장기화는 개인의 생존 전략과 맞물린, 이른바 네타냐후의 승리다.

여기서 고민은 트럼프의 장삿속과 네타냐후의 생존 전략이 결합하면서 전쟁이 끝이 아니라 더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방을 자극해 반격을 유도하고, 결국 더 큰 충돌로 끌고 가는 것. 이는 전략이 아니라 도박이다. 그리고 그 도박의 판돈은 수천만, 수억 명의 목숨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분명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침략전쟁은 리더십이 아니라 무책임한 욕심이다. 욕심은 욕구를 키운다. 말을 뒤집고, 신뢰를 무너뜨리며, 동맹까지 끌어들여 전선을 넓히는 방식은 답이 아니다. 그래서 지금 세계가 묻는다. “이 전쟁은 언제 끝나는가.”

트럼프와 네타냐후는 동시에 응답하라. 더 이상 모호한 말은 듣지 않겠다. 당장 끝내라. 전쟁.

▼ 아시아엔 후원계좌 ▼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아시아엔과 아시아 저널리즘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우리은행 1005-601-878699 (주식회사 아자미디어앤컬처)

신건호

'남도일보' 전남 동부권 총괄취재본부장 전무, 전 kbc광주방송 보도국장, '언론보도와 명예훼손' 저자

필자의 다른 기사

2 의견

  1. 언제부터인가 안정적이고 협력적인 질서유지보다는 경쟁적이고 불확실한 질서로 세계는 불안하다

    트럼프의 리더쉽은 단순히 미국 국내 정치에 그치지 않고 , 국제 질서 전반에 꽤 큰 영행을 미쳤고 지금도 세계를
    어렵게 하고 불안하고 힘들게 하고 있다. 한 나라의 리더쉽이 얼마난 중요한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자국의 이익을 떠나 더 큰 미래를 볼 수 있다면 …

    단순한 군사 충동을 넘어 인명, 삶, 미래가 동시에 무너지는 재난은 멈춰야 합니다.
    에너지 및 물가 상승으로 인하여 우리의 경제도 많은 위협을 받고 있으며 미래 세대에게 부정적인 요소로 영향을 미칠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칼럼의 내용처럼 전쟁은 지금 당장 멈춰야합니다.

  2. 전쟁 즉각 끝나야 한다.
    세계가 고통받고 있다.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욕심과 아집을 그 누군가는 무너뜨려줘야 한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본 광고는 Google 애드센스 자동 게재 광고이며, 본 사이트와는 무관합니다.
Back to top bu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