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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상의 글로컬 뷰] 인구감소 시대, 고려인동포 정착이 지방 살린다

국내 동포 정착지원 정책대화 참석자들. 왼쪽부터 엄지연, 채예진, 김승력, 김용필, 김성우, 정선희, 류형철, 임영상, 손정진, 이상덕, 김윤재, 전길운, 주상현, 박동찬, 김영숙, 윤미향, 이기성, 안윤지 <사진 재외동포청>

지방도 살리고 귀환동포 정착도 돕는 상생의 길을 찾아야

[아시아엔=임영상 한국외대 명예교수, 아시아발전재단 자문위원] 재외동포청(청장 이상덕)과 한병도·이재강·채현일 의원이 공동 주최한 ‘7월 23일 국회 정책대화’는 ‘귀환 동포’에 대한 한국 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에 대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재외동포청의 “2025년 지역별 재외동포 정착 지원사업”이 추진 중인 가운데, 광주광역시, 제천시, 익산시 등 지자체와 경북연구원, 경희대, 이화여대 등 학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 민간단체, 그리고 10여 개 동포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기조강연(“인구감소시대 ‘귀환’ 동포 가족, 지방도시에 정착할 수 없는가”)과 토론 좌장을 맡은 필자는 먼저 한병도 의원의 환영사에서 정부와 국회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지방소멸을 막는 해법은 결국 ‘사람’에 있습니다. 2023년 기준 국내 외국인 주민은 245만 명으로, 2006년보다 4.5배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86만 명은 한국 사회와 문화적으로, 정서적으로 깊이 연결된 외국 국적의 동포들입니다. 이들이 지방도시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면 교육·돌봄·노동시장에 생기를 불어넣고, 고령화된 지역사회에 활력을 줄 수 있습니다. (…) 재외동포 정착을 위한 입법 개선과 예산 지원, 국가균형발전 전략과의 연계에 저부터 앞장서겠습니다. 귀환 동포 한 가족의 정착은 단순한 귀환을 넘어, 지방에 ‘내일’을 심는 일입니다.”

2022년 10월, 법무부는 89개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지역특화형 비자 유형2(동포가족)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 이 사업을 통해 실제로 이주·정착한 동포 가족은 충북 제천, 경북 영천, 충남 논산과 예산, 전남 영암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정선희 제천시 미래성장국장의 기조발표(“지역소멸시대 제천시와 고려인동포 정착 사업”)에 따르면, 제천시는 지난 3년 동안 115가정 285명이 이주를 완료했으며, 518명이 이주를 준비 중이다. 제천시는 시가 주도했고, 영천시는 민간단체(영천시고려인통합지원센터) 주도로 38가정 95명이 이주·정착했다. 두 사례 모두 고려인동포 가족이며, 주요 이주 동기는 인구감소지역에서는 타민족 배우자(F-1)가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병도 의원 주도로 발의된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기존 89개 인구감소지역 외에 18개 인구감소관심지역도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적절히 배분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법무부도 동포가족(유형2)이 18개 관심지역에도 이주할 수 있도록 비자 혜택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중국동포가족은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다. 그러나 김용필 동포세계신문 대표의 기조발표(“수도권의 중국동포 정착, 지방도시 이주의 전제 조건”)와 다른 중국동포 토론자들의 발언을 통해, 지자체가 주도하고 내국인과 상생할 수 있는 집단이주 모델도 가능함을 확인했다. 필자 역시 길림성과 흑룡강성의 경상도마을, 연변자치주의 전라도·충청도 마을 출신 동포들이 수도권이 아닌 조상의 고향으로 귀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현재 제천시만이 지방소멸대응기금(3년간 21억 원)을 활용해 고려인 동포의 정착을 지원하고 있는데, 동포가족의 지방 정착만큼 이 기금을 의미 있게 활용할 방안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고려인이나 중국동포 모두 자녀 교육이 지방 이주와 정착의 중요한 조건이다. 2024년 경북, 2025년 전남, 2026년부터 전북 등은 직업계고(특성화고)에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시도 중이다. 이는 폐교 방지와 지역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나, 정작 국내에 직업계고에 진학할 수 있는 동포 청소년이 많다는 점은 간과하고 있다. 충남 논산의 충남인터넷고에서는 고려인 학생이 전체의 40%를 차지하며, 기숙사에서 부족한 한국어를 배우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엔 2025-07-20 “[임영상의 글로컬 뷰] 지역 직업계고, 고려인 청소년의 미래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다”)

필자는 재외동포청의 “지역별 재외동포 정착지원사업”이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첫째, 국비 매칭 방식의 대형 공모사업으로, 인구감소지역 및 관심지역의 지방도시를 대상으로 직업교육이 가능한 숙소를 갖춘 귀환동포정착지원센터(가칭)를 설치·운영하는 방안이다.

둘째, 재외동포청이 직접 주관하는 동포지원단체 공모사업이다.

지정토론에는 이기성 재외동포청 재외동포정책국장, 김영숙 안산시고려인문화센터장, 박동찬 경계인의몫소리 소장, 류형철 경북연구원 공간환경연구실장, 주상현 광주광역시 외국인주민과장이 참여했다. 또한 안윤지 김해 글로벌드림다문화연구소장, 채예진 고려인글로벌네트워크 이사장, 손정진 너머인천고려인문화원 대표, 전운길 대한중국동포위원회 위원장, 김성우 전국동포총연합회 수석부회장, 김승력 안산 미르센터 대표 등도 발언했지만,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이기성 국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H-2와 F-4 비자의 통합, 민생소비쿠폰, 국민내일배움카드 등 동포사회의 오랜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부처 간 협의와 예산 확보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2026년부터는 고려인·조선족 등 동포 청년들이 유학과 함께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정책을 준비 중이라며, 참석자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류형철 박사의 발표 중에서

재외동포청은 8월(고려인동포)과 9월 또는 10월(중국동포)에 2차, 3차 정책대화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때는 정부 내 유관 부처 관계자들도 토론자로 참여해 보다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필자는 류형철 박사의 발표 중 특히 공감되는 핵심 내용을 그림으로 정리했으며, 그가 제작한 짧은 유튜브 동영상도 공유하고자 한다.

“귀환동포는 지방소멸 시대, 함께 살아갈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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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상

한국외대 명예교수, 아시아발전재단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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