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마닐라’, 서울 한복판에서 필리핀을 거닐다
[Country in Focus] 매주 일요일 혜화동 로터리 ‘리틀 마닐라’
다문화사회인 한국에 살고 있는 필리핀 사람은 4만여 명. 매주 일요일마다 필리핀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 있다. 바로 서울시내 한복판 혜화동이다. 혜화동성당에서 동성고등학교까지 ‘필리핀 장터’에는 15개 상점이 들어선다.
전화카드부터 음반, 생필품, 먹을거리까지 다양한 품목을 사고파는 이곳은 ‘리틀 마닐라’로 불린다. 새해 첫 일요일이었던 1월5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리틀 마닐라’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적게는 수 백 명에서 많게는 1500명 정도의 사람들이 전국 각지에서 이곳을 찾는다.
10년간 장사를 해온 살리(Sali)는 “고향인 필리핀과 달리 날씨가 춥지만 일요일이면 고향 사람들도 만나고 돈도 벌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장터에는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필리핀 음식도 있다. ‘롱가니사’와 ‘토시노’는 서울 마장동 육류시장에서 사온 고기를 필리핀식으로 가공한 제품이다. 관세와 물류비용 때문에 필리핀 현지보다는 비싸지만 필리핀산 망고와 맥주, 전통음식들도 맛볼 수 있어 인기다.
20년 가까이 이런 장터가 지속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필리핀 대다수가 가톨릭 신자인 점이 크게 작용했다. 혜화동성당에선 필리핀에서 파견된 알빈 파란타 신부가 필리핀어로 매주 미사를 집전한다. 성당은 기부금을 모아 자연재해를 입은 고국 사람들을 돕는 등 필리핀 커뮤니티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아시아 문화교류의 장 ‘필리핀 장터’
일요일마다 혜화동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장터에서 고국의 친구들을 만난다는 회사원 준코(Junko·37)는 “‘리틀 마닐라’는 한국에 들어와 있는 태국, 베트남 등 다른 동남아권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문화”라고 말했다. 장이 열리는 일요일이면 필리핀 뿐 아니라 다른 나라 이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무료진료센터 ‘라파엘클리닉’이 운영되는 것도 특징이다.
지난 20년간 필리핀 장터를 지켜온 박일선 한비(韓比)상인연합회 회장은 “최근 불법노점이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리틀 마닐라 15개 상점은 각각 해마다 8만~10만원의 도로점용료를 종로구청에 내고 있다”고 밝혔다. 자양동에서 이전한 초기에는 혜화역 1번 출구에서 성당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시장이었지만, 교통체증으로 구청과 마찰을 빚으면서 규모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리틀 마닐라’는 필리핀 사람들이 고국의 향수를 달래는 쉼터이자 현지 언론에 소개된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한국인에게는 필리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교류의 장이다. 우여곡절을 거쳐 정착해온 ‘리틀 마닐라’가 더욱 생동감 넘치는 문화교류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자국민 노점은 단속하면서
저 외노자,불체자 노점은 허가하냐?
자국민은 죽이고 외국인은 대접해주냐? 법도 없구만??
종로구청 뭐하냐 다 내쫓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