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포토보이스#65] 왜곡된 조직문화 바로세우려면?
조직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는 조직문화다. 어떤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조직과 개인의 성패가 좌우된다. 넓게 보면 국가의 흥망성쇠(興亡盛衰)도 있고 조직의 크고 작은 사고나 성과도 있다. 개인의 경우라면 도덕적 해이 등과 같은 부정적인 측면을 비롯해서 성장이나 도전 등과 같은 긍정적인 측면에서도 조직문화는 영향을 준다.
이와 같은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주체는 구성원들이다. 조직별로 구성원들의 가치관과 특성 그리고 역량 등이 다르기 때문에 성공한 조직의 조직문화는 대개 그 조직에 최적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즉 성공한 조직은 모두 제 각각의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어 이를 일반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일반화하기가 쉽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실패한 조직의 문화는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 예를 들면 과거나 현실에 안주한다거나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거나 관행에 익숙하다는 것 등이다. 권위주의적이거나 일방향적인 소통 그리고 구성원들의 도덕적 해이 등도 포함된다.
그래서 조직문화가 잘못 형성되거나 잘못된 조직문화를 새로 고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조직과 개인 모두 원치 않은 결과를 마주하게 된다.
조직문화는 조직의 미션, 비전, 가치 등과 같은 조직의 철학과 구성원들간의 소통방식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는 관점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당연한 말이지만 조직이 존재하는 목적이나 청사진 그리고 행동기준 등이 정립되지 않거나 이에 대해 구성원들간 공감이 없다면 조직문화로 자리잡을 수 없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과거형, 폐쇄형, 부정형 등과 같은 형태로 소통하는 비중이 높거나 서로를 바라보는 관점이 X론적이라면 이상적인 조직문화를 기대하기에 어려움이 생긴다.
만일 지금의 조직문화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조직문화를 새로 고치고자 한다면 마음대로 하기보다는 배운대로 해보는 것이 좋다. 기본기가 있어야 응용도 가능하고 변형도 가능하다. 이미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조직문화에 대한 연구와 사례 등이 보고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부분은 다를지언정 핵심이 되는 내용은 공통점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배운대로 하면 유사한 실패를 우회할 수도 있다.
다음으로 조직문화는 카피(copy)하기보다는 창조(creation)하는 것이 좋다. 조직문화를 카피(copy)하는 것은 쉽지 않다. 카피(copy)되지도 않는다. 예를 들어 특정 기업의 조직문화가 좋다고 해서 벤치마킹 등을 통해 가지고 왔더라도 실제로는 작동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조직문화는 그곳에서 된다고 해서 여기에서도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직문화를 새로 고친다면 진정성을 가지고 고민하고 접근해야 하며 조직의 정체성이나 본질 그리고 독특함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때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접근보다는 유(有)에서 새로운 유(有)를 만드는 접근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아울러 조직문화는 형용사(形容詞)가 아니라 동사(動詞)로 접근해야 한다. 실행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의 눈과 귀 그리고 입과 손발이 움직여야 한다. 이는 관점을 바꾸고 소통의 방식을 바꾸고 직접 시도해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문화는 머리로 이해하거나 글로 적혀 있다고 해서 개선되거나 변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조직문화를 새로 고치고자 한다면 상수가 아니라 변수로 시선을 옮겨볼 필요가 있다. 상수는 자신이 선택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요인을 의미하고 변수는 자신이 직접적으로 선택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요인을 말한다. 예를 들면 조직문화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구성원들은 상수에 해당되고 이들을 어떤 관점으로 보고 어떻게 대할 것인지는 변수에 해당된다. 상수에 해당되는 구성원들은 마음대로 바꾸기 어려우나 이들에 대한 관점이나 태도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상수에 시선을 고정하게 되면 문제해결보다는 불평이나 불만 혹은 무기력함으로 귀결되기 쉽다. 그래서 만일 상수에 해당되는 요인에 불만이 있다면 상수가 아닌 변수를 찾아 이를 해결하는 편이 보다 효과적이다. 상수에 집착한다고 해서 바뀌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조직문화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