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포토보이스#62] 계획한 일, 100% 완수하기 ‘비법’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이 있다. 우스개 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그 방법은 냉장고 문을 열고 코끼리를 넣고 문을 닫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방법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웃어 넘기고 말 일은 아니다.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얼토당토않는 방법도 열어 놓고 생각해봐야 한다. 처음에는 허무맹랑하기 이를 데 없을지라도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말이나 글처럼 쉽지 않다.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리고 생각과 생각을 연결해서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적용해보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지식이나 경험도 있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 과정을 도와줄 수 있는 코치(coach)나 촉진자(facilitator)가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새로운 방법은 아니다. 이미 여러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에 의해 알려진 방법이다. 그것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종료 시점(due date)을 먼저 정하는 것이다. 이른바 될 때까지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때까지 되게 만드는 접근이다.
예를 들면 ‘책을 쓰고 싶다’가 아니라 ‘책 출간일은 12월 31일이다’ 등과 같은 접근이다. 이렇게 날짜를 정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그 날짜를 기준으로 역으로 해야 할 일들을 적어야 한다. 그리고 역으로 적어 놓은 일들을 시간순으로 다시 배열하면 그것이 곧 실행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오늘 당장 해야 하는 일까지 명확해지는 경우가 많다.
보다 실행력을 높이고자 한다면 자신의 삶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 날짜들을 먼저 기록해보는 것도 좋다. 없다면 나름의 의미를 부여한 날짜도 좋다. 적어도 일년에 대여섯개 정도의 날짜가 떠오를 것이다.
이 날짜들은 개인에게 있어서 개별적인 프로젝트, 즉 개인의 버킷 리스트(Bucket List)나 비전(vision) 등의 종료일이 된다. 내용에 따라서 몇 개월에 걸쳐 해야 할 일도 있고 당일에 하면 되는 일도 있다.
필자의 경우 몇 년 전부터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나 해야 할 일들의 종료일은 어김없이 가족들의 생일과 결혼기념일 등으로 정해 왔다. 일례로 헌혈을 하는 날이나 책 출간일도 이렇게 정했다.
이와 같이 스스로 마무리하고자 하는 날짜가 정해지면 여러 이점들도 생긴다. 먼저 하고자 하는 동기와 의지가 부여된다. 정해진 시점에 완성된 결과물이나 개인의 모습 등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막연한 기대나 공상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을 포함해서 나태해지거나 느슨해지는 것도 일정 부분 방지해준다.
다음으로는 시간을 생각보다 꽤나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한마디로 시간관리가 잘 되는 것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중요도와 긴급성에 따라 일의 우선순위가 정해지고 중요한 것을 급하게 만드는 우(愚)도 덜 범하게 된다.
아울러 하고 있는 일이나 해야 하는 일에 대한 의미가 부여되는 것도 이점 중 하나다. 이러한 날짜들이 개인에게 있어서 일종의 이벤트의 날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실행력과 섬세함이 생겨나는 것은 덤이다.
2022년의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봄을 지나 여름으로 가고 있는 시점이다. 당장 올해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나 해보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이번에는 그 일이 종료되는 날짜부터 정해보자. 그리고 오늘부터 그 날을 맞이할 준비를 해보자. 분명 설레임과 기대감 그리고 만족감으로 채워진 한 해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올 12월에 한 해를 반추해보면 분명히 작년과는 달라져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