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봉의 포토보이스 #61] 실행력 높이는 3가지 장치
계획은 세웠지만 실행으로 옮겨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개인도 그렇고 조직도 그렇다. 실행이 잘 안되는 이유도 다양하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급한 것부터 처리하느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자신의 일을 중요도와 긴급도를 기준으로 나누어 우선순위를 선정하라는 등과 같은 시간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상에서는 급한 일부터 처리하느라 정작 중요한 것은 뒤로 미루는 일이 많고 결국은 중요한 일이 급하게 되어 졸속으로 처리되거나 실행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물론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적어도 현상유지는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현상이 반복되면 마치 다람쥐 채바퀴 돌 듯이 정신없이 바쁘지만 정작 중요한 일은 제대로 못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문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실행력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단순히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몇 가지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어렵고 복잡한 장치는 아니다.
먼저 첫 번째 장치는 ‘예약하기(reserving)’다. 이는 일상에서 식당을 예약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된다. 일단 예약을 하게 되면 불가피한 사정이 생기지 않는 한 대부분 가게 된다. 예약을 하는 과정 속에는 이미 실행으로 옮긴다는 전제가 내포되어 있다. 그래서 예약을 하는 경우라면 그 일정에 문제가 없는지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변수들까지 고민하게 된다. 무턱대고 예약하는 경우도 없고 예약한 날을 깜빡하고 잊어버리는 일도 많지 않다. 예약을 하게 되면 실행력은 높아진다.
두 번째 장치는 ‘마감일 정하기(closing date)’다. 원고 마감일을 경험해본 적이 있다면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잘 써지지 않는 글이라도 마감일을 앞에 두고 있으면 밤을 세우는 한이 있더라도 원고를 완성하게 된다. 비단 원고 마감일뿐만 아니다. 보고를 해야 하는 날이나 리포트 등을 제출해야 하는 날 등도 마찬가지다. 반면 마감일이 정해지지 않은 일은 쉽게 다음으로 미루기도 하고 자기 자신과 스스럼없이 타협하게 된다. 즉 마감일이 없는 일은 실행력을 담보하기 어렵게 된다.
세 번째 장치는 ‘공표하기(announcing)’다. 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마음 속에만 간직할 것이 아니라 가급적 많은 이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 이유는 알리는 과정이 곧 실행의지를 굳건하게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자연스럽게 자극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 때 한다고 하는 일은 잘 되고 있는지 혹은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을 받는 것인데 이와 같은 질문들을 받게 되는 것만으로도 실행력에 도움이 된다.
개인과 조직 모두 새롭게 해야 하는 일도 있고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있다. 그리고 해야 할 일도 빠지지 않는다.
이와 같은 일들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앞서 제시한 예약하기와 마감일 정하기 그리고 공표하기는 실행의지를 넘어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장치들이다.
지금까지 마음만 먹고 차일피일 미뤄왔던 일들이 있다면 세가지 장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작동시켜보자. 동시에 세가지 장치를 모두 작동해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