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크탱크] “유라시아가 일상 속에 들어오게 하겠다”
한양대 아태지역연구 엄구호 소장 인터뷰
엄구호 소장은 2006년 2월부터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다. 취임 당시 엄 소장은? ‘전임인력 10명 이상 확보, ’학술지 국제저널 등재‘,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기금 30억 모금‘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7년이 지난 지금 기금을 제외하곤 모두 달성했다. 그는 액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기금 모금도 진행형이라고 했다. 엄 소장은 “결국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일은 우리의 일상에 유라시아가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아시아가 변방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분단 이후 소련 때문에 내륙 유라시아로 가는 길이 막히면서 미지의 땅으로 남아 있던 측면이 크다. 또 유럽, 아시아 양쪽에서 전략적 파트너보다는 잠재적 위협으로 생각했다. 경제적 문화적 교류가 뜸하다 보니 우리 기억에서도 멀어졌다.”
-소외된 지역을 연구하는 건 외로운 일 같다.
“우리나라의 유라시아 연구가 정말 부족하다. 러시아에 대해선 아직도 ‘공포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 러시아는 한국 TV를 가장 많이 사는 나라다. 미중 패러독스에 갇힐 때 러시아라는 카드를 쓸 수 있다. 러시아가 반드시 숨통이 되리란 보장은 없지만 그나마 가장 큰 역량을 가진 국가임은 분명하다. 경제적으로도 러시아를 비롯해 중앙아시아의 입지가 점점 커질 것이다. 10원 투자해서 10원 이상을 벌 수 있는 곳이다. 전 세계적으로 식량안보, 에너지 안보가 매우 중요해졌는데 러시아는 지리적으로, 자원 보유량으로 최적의 파트너다. 러시아를 통해 북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아태지역연구센터는 정책개발엔 약한 듯하다.
“국책연구소와 대학연구소의 역할 차이다. 인력도 갖추지 않았으면서 어쭙잖게 정책연구를 한다? 그건 좀 오버다. 대학연구소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학문 중심의 깊이 있는 지역학 토대를 마련하는데 매진해야 한다.”
-앞으로 목표는.
“러시아 극동 지역과 한반도가 잘 연결될 수 있는 도시 항만 건설, 첨단 신기술 단지 건설 등의 사업이 진행되는 데 학문적으로 공헌하고 싶다. 러시아의 자원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우리의 문제를 넘어 인류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 수많은 세계적 미션에서 한국이 배제되지 않고 주도적인 플레이어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