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인간 이준구와 그의 태권도 철학

2011년 11월 방한 당시 이준구 총재

[아시아엔=이상준 전 한국외대 영어과 교수] 나는 한국인으로 가장 세계적인 인물은 이준구씨라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다. 필자는 평소 문무예도(文武藝道)를 갖춘 사람을 닮으려고 애를 썼다. 그래서 내 서재(書齋)의 사방 벽면에 이 문구를 붙여놓고 있다. 나는 그러한 인물을 바로 이준구님에게 발견하여 그를 못내 흠모해 오던 중 지난 7월25일 이준구님이 자신의 모국인 한국에서 문무예도의 철학을 제주도에서부터 본격적으로 구현한다는 소식을 친구인 안봉수에게서 들었다. 나는 제주도까지 가서 그의 강의를 들었다.

이준구님의 무술의 경지가 세계적인 것을 넘어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내가 그를 보고 놀란 것은 그의 체구가 한국인 평균수준 이하인 것이었지만 그의 그러한 체구에서 풍겨진 것은 태산을 들어 올릴 기가 나의 온 몸을 전율케 했다. 아!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는 말은 그것이 그저 문구가 아님을 그의 비범한 풍모에서 확인했다. 그에 대한 나의 첫 인상이 편견이 아님은 그가 주로 미국을 위시하여 세계 무대에서 보여준 객관적인 지표와 사례를 통해 발견했다. 세계인들이 그를 존경해온 것에 대해 나는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소감을 몇 자 적으려 한다.

이준구님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6년 6월1일 미국에서 단기 군사훈련을 받은 뒤 일시 귀국하여 제대 뒤 다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본래 그가 목표한 토목공학전공을 접고 어느 누구의 추천도 받지 않고 세계민주주의의 산실인 미국 상하 양원 체육관에서 미국 국회의원들에게 태권도를 직접 지도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에 정착하면서 확고한 태권도 철학을 세워 미국 국회체육관에 당차게 무료 태권도 무도장을 개설하였다. 보통 사람이라면 엄두도 못낼 일이었다. 굳건히 세운 목적에는 실천적인 열정이 뒤따르게 마련인지라? 그는 단기간에 언어장벽을 극복하고 유창한 영어로 상하 국회의원들을 사로잡았다. 그 결과 350명이 넘는 미국 국회 의원들을 제자로 삼아 그들 중 상당수가 태권도 최고 고수의 검은 띠를 두르게 했다. 그는 일시에 미국의 유명인사가 되었고? 여세를 몰아 미국 방방곡곡에 태권도를 보급하기에 이른다. 이것은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는데 크게 기여한 계기가 된다.

이준구님은 한 걸음 나아가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소련 연방의 여러 곳을 직접 방문하면서 “유창한 영어로 소련이 공산주의 독재로부터 자유민주주의의 체제로 변화할 것을 주창하였다.”(전 미 연방 하원의원 밥 리빙스턴의 증언)

이준구님의 모범 실천철학은 “사회적 깨우침이요 제3천년대의 완성 사회를 이루기 위한 새로운 사회운동”이라는 전제 아래 전 인류의 행복을 위한 실천강령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그러므로 내가 진실하면 내 마음이 아름다워지고, 내 마음이 아름다워지면 모두가 나를 사랑하고, 나는 행복하다. 반대로 내가 거짓말을 하면 내 마음이 추해지고 내 마음이 추해지면 모두가 나를 미워하고, 그러면 나는 불행하다.”

위와 같이 단순한 가운데 모든 말을 다하는듯한 이준구님의 단순한 진실철학에 절로 가슴이 깨끗해짐을 느낀다. 인류의 모든 위대한 정신적인 지도자들은 단순명료한 언사로 중생의 행복과 축복을 선포한 것이 아니던가? 예로부터 최상의 아름다움은 담백(淡泊)한 것에서 비롯되지만 미사여구(美辭麗句)는 오히려 잡스러움의 추(醜)를 풍길 뿐이다. “모든 사람들은 매 순간 행복하기 위해서 태어났다”는 그의 명쾌한 명제 속에는 널리 인류를 복되게 한다는 우리의 시조(始祖) 단군(檀君)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 정신이 흐른다. 인류가 다 행복해도 단 한 사람이 불행하면 자신은 차라리 지옥에 가겠다는 붓다의 자비(慈悲)의 정신과 다른 아흔아홉 마리의 양들이 초장에 있고 단 한마리의 양이 길을 잃는다면 그 하나를 찾아나서는 예수의 자애(慈愛)의 정신이 고스란히 스며있다.

이준구님은 이러한 자비와 자애의 인간애의 정신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덕목으로 두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로 1)솔선수범해야 한다 2)어린이의 잘못을 절대 묵인하지 않고 따스한 사랑으로 가르침으로써 어린이들이 습관적인 행동이 될 깨까지 3) 계속적으로 솔선수범해야 한다.
둘째로 1)나는 항상 좋은 일만 일어나도록 행동하기 때문에 나 자신을 좋아한다 2)나는 알면서 절대로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때문에 인간적으로 완벽하다 3)나는 매일 좋은 것들만 배우기 때문에 현명하다 4)나는 행복을 추구하기 때문에 언제나 행복하다.

이준구님의 위의 솔선수범 정신과 자구력으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은 긍정적적인 정신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그는 당당히 말한다. “그러니 나는 현명하고 완전하고 활동적이기 때문에 우주의 한 중심체이다.” 내가 그를 처음 대했을 때 나도 모르게 느낀 그의 선지자적인 기질이 넘치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은 이러한 연유에 있었던 것 같다. 이러한 실천적 자아형성을 통하여 이준구님이 이룩한 수많은 업적들을 몇 가지 사례를 들어 그가 전 인류에게 선포하고 있는 트루토피아(TRUTOPIA)의 기조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이준구님은 조물주가 우주를 창조한 것은 처음부터 상상 속의 유토피아가 아니라 실제적인 것임을 강조한다. 이 세상의 모든 인간들이 진(眞), 미(美), 애(愛)의 공동 가치관 속에서 형성된 행복한 우주를 발현할 것을 주장한다. 그는 진정한 유토피아인 트루토피아가 우리의 목전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세계의 사상체계는 첫째, 실천적인 보편적 창조의 원리를 따르는 것인데 한 개인의 이상적인 인간으로부터 시작하여 전 인류 집단적인 인간사회로 확장시키는 것이다. 참으로, 구체적이며 이상적인 실천의 핵심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이상적이며 실천가능한 과정이 단계적으로 적용되는데 1)한 이상적인 인간을 육성하고 그 다음으로 각급 이상적인 학교교육을 실천하고 2)각종 사회적 조직단위로서 이상적인 마을과 도시의 구성이 형성되고 3) 모범적인 국가들의 사회 완성을 통하여 결국은 트루토피아로서 이상적인 인간세계를 구현하는 것이다.

위의 이준구님의 인간상은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이 그의 대화록 중의 대작인 <국가론>(The Repulic)에서 주창한 이상적인 국가와 일맥상통한다. 이준구님은 그러한 구체적인 시발점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인류역사 이래로 사람들이 열망해온 것이 바로 이상적인 개개 인간을 핵심으로 하여 두 사람이 만나 이루는 부부(夫婦, 인간사회의 최소단위)가 그들 안팎의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것이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진(眞), 미(美), 그리고 애(愛)의 3대 가치를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가정의 자녀들이 신뢰받는 존재로 성장해야 하는데 인간사회의 모든 지도자 즉 어른들이 어린이의 인성교육을? 가정과 유치원에서부터 철저히 시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적극적인 주장이다. 저명한 목사이며 저술가인 로버트 풀검의 저서인 <나에게서 필요한 것은 유치원에서 다 배웠습니다>에서 어린이 인성교육의 실천이 잘 묘사되어 있다. 그것의 핵심은 “제대로 정직함을 배웠으면 이미 배울 것을 다 배운 것이다”로 요약된다.

이준구님이 이러한 실천철학을 일구는 데는 지금까지 그가 이룩한 무수한 그의 업적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는 1962년 워싱톤D.C에 주재하던 모든 외국대사관들에 띄운 편지에서 2035 K St. N.W.에 위치한 그의 태권도 도장의 개관을 알리고 그의 원대한 태권도 실천덕목들을 제시했다. 개관 당일 30평 규모의 도장을 개설하자마자 첫날 10명, 한 달 후 30명 그리고 3개월 후에는 100명으로 예상치 못한 고위관직의 미국인과 외국인이 그 작은 도장을 가득 메웠다. 그들은 이준구님이 펼친 민첩한 태권도의 묘미에 매료당했다. 참관인 대부분이 그 자리에서 입관 신청을 했고 한달 사이에 수백 명의 미국인들이 계속 그의 제자가 되었다. 앞서 말했듯 그는 원래 계획한 토목공학 학사 학위를 미루고 그 뒤로 계속 미국의 수도에 머물러 미국 고위 정치인들에게 태권도를 45년 동안 가르쳤다. 그는 심신 양면에서 미국인들에게 온 정성을 쏟아 미국 이민자 중에서 아인슈타인과 같은 훌륭한 사람들이 선정되는 ‘자랑스런 이민자 203명’에? 뽑혔다.

이준구님은 그의 솔선수범 정신과 열정으로 미국 방방곡곡에 태권도를 보급시켰다. 그런가 하면 워싱턴 주재 외국대사들의 요청에 따라 수많은 국가에 제자들을 파견하였다. 그의 개인과 관계되는 업적들이나 일화들은 무수히 많지만 여기에 몇 가지만 간추려 소개한다.

첫째 이준구님은 미 연방국회 체육관에서 1965년부터 2010년까지 45년간 350여 상하의원에게 태권도를 가르쳐 그 중 19명의 의원들에게 검은 띠의 승단에 오르게 했다. 이같은 미국 국회의원들의 열기로 공화당 국회의원과 민주당 국회의원의 태권도 시합이 열리게 된 것이다. 그는 뒤이어 미국애국가(God Bless Amarica)와 미국국가(The Star Spangled Banner) 그리고? 한국의 애국가를 동시에 맞춘 안무곡을 개발하여 그의 독특한 태권무를 창시했다. 이를 통해 자유주의 사상과 세계평화에 크게 기여했음은 물론이다.

둘째 이준구님은 세계적인 권투선수인 무하메드 알리와 쿵푸의 고수이며 세게적인 영화배우 이소룡에게 태권도 무술의 진수를 전수시키면서? 이소룡의 권유로 무술영화 주연을 맡기도 했다.

셋째 이준구님은 1982년 미국 독립기념 행사의 집행위원장직을 맡아 미국인 태권도 제자들에게 흰색, 빨간색, 파란색의 세 가지 도복을 착용케 하여 색채감 넘치는 거대한 인간 미국성조기를 만들어 미국인들의 큰 관심을 샀다. 그는 또한 1985년 텍사스 주의 포트워스에서 무술도장과 경영 및 행복을 논하는 철학 세미나를 주도하여 태권도가 갖고 있는 심오한 철학을 역설했다.

넷째 이준구님은 그해 10월16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서명한 미국 스승의 날을 만들어 여러 가지 행사들 중에서 “나는 왜 스승에게 감사해야 하나?”를 주제로 미국 전국 규모의 수필과 웅변대회를 개최했다. 워싱턴D.C. 시장은 매년 7월28일을 Jhoon Rhee(이준구님의 미국이름)의 날로 선포했다.

이준구님은 미국에서의 이러한 활약상을 바탕으로 소련 연방으로 건너가 소련의 체육부장관을 설득하여 당시 그 나라에서는 불법이었던 무술활동을 합법화시키는데 공헌했다. 이러한 그의 활약에 힘입어 조지 부시와 고르바초프의 미소 정상회담이 1989년 12월 몰타에서 개최되었댜. 그러는 동안 그는 소련에 11일간 머물려 태권도장 64개를 개설했다. 지금까지 열거한 이 준구님의 세계적인 업적은 무수히 많고 그것들이 모두가 인간 승리의 것들이다.

이준구님은 문무예도를 두루 갖춘 전인적인 인간의 표상으로서 미국의 유명한 잡지인 <PARADE> 표지에 전성기의 당당한 몸매가 실렸고 2002년에는 프랑스대사관에서 워싱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여 하모니카를 연주했다.

이준구님이 제창한 트루토피아(TRUTOPIA)의 철학 속에 두드러진 것은 ‘10021’이라는 상징적인 숫자인데 ‘100년의 지혜와 21세기의 신체’라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 암호 속에서 그는 21세기의 100년 안에 그의 이상을 완성하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것을 풀이하면 인류 모두가 100세의 나이에 100년의 지혜와 21세의 신체를 유지하는 것으로 인류의 수명을 연장할 뿐 아니라 인간적인 완성을 준비하고 몸에는 힘, 마음에는 양심, 머리에는 지식이 가득한 체(?), 덕(德), 지(知)의 인간상을 강조하는 것이다.

2013년 7월25~27일 제주도에서 이준구님과 한 호텔에서 3박4일 함께 하는 동안 그가 창안해 몸소 실천해온 트루토피아의 태권도 철학인 진(眞), 미(美), 애(愛)의 사상으로 지구가 가득할 것임이 내게 믿음으로 다가왔다. 그의 실천적인 행동을 고스란히 나의 온몸으로 경험한 것은 내 인생의 새로운 지표가 될 것이다. 미 정계의 최고위 지도자들이 그의 이름 앞에 대스승(Grand Master)을 붙이는 이유가 그와 같은 행동에서 왔음을 나는 깨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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