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박근혜 당선 축하…동맹 강화 기대”
미국 백악관이 한국과 일본의 선거 이후 발표한 성명의 시점과 내용이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 `치밀한 외교적 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축하 인사를 전한 뒤 “한·미 동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핵심 역할을 해왔으며 한국과 미국은 경제, 안보, 국민 간 유대 측면에서 글로벌 동반자 관계를 공유해왔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이 그동안 한·미 관계를 증진하고 ‘글로벌 코리아’를 고취해온 데 대해 모든 존경을 표한다”고 밝혔다.
동북아시아 양대 동맹의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을 거듭 밝혀온 미국 정부로서는 한ㆍ일 양국에 대해 같은 수준의 `성의’와 `배려’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백악관이 한국의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새누리당 박근혜 당선인에 대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축하 성명을 발표한 것은 19일 오후 1시(동부시간 기준ㆍ한국시간 20일 오전 3시)께로, 투표가 끝나고 주요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지 약 10시간 만이었다.
지난 16일 실시된 일본 총선에서 백악관이 성명을 낸 시간은 오후 3시(일본시간 17일 오전 5시)께였다.
시간적으로는 한국보다 2시간 가량 늦었지만 일본의 총선의 투표가 오후 8시에 끝나 NHK방송 등의 출구조사가 발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같은 시차를 보인 것이다.
백악관 대변인실 명의로 나온 축하 성명의 길이도 7줄이었으며 내용도 큰 차이가 없었다.
박근혜 당선인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차기 총리에 대한 축하와 함께 “중요한 양국 및 지역, 국제 현안에서 폭넓은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똑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등 현직 지도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한 부분도 거의 비슷했다.
다만 한ㆍ미 관계에 대해서는 `아시아태평양 평화와 안정의 핵심(lynchpin)’이라고 지칭한 데 비해 한ㆍ일 관계는 `아시아태평양 평화와 안정의 초석(cornerstone)’이라는 다른 표현을 썼다.
또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은 경제, 안보, 국민 간 유대 측면에서 글로벌 동반자 관계를 공유해왔다”는 평가도 곁들였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곧 박근혜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하고 축하의 뜻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의 정상이 당선인과 전화통화를 하는 것은 외교적 관례로, 이번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난 2007년 대통령선거 당시에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선거 이튿날 이명박 당선인에게 전화를 해서 미국 방문을 초청했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 총선 다음날인 지난 17일 아베 차기 총리와 전화통화를 했었다. <연합뉴스/이승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