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은 대학생 연합중동학회 ‘엘 네피제’ 회장

아랍 환자 통역 등 아랍어 능통···· 오만에서 학창시절 보내

6일 저녁 서울 신촌 창천교회 카페 엘피스에서 만난 정지은(26) ‘엘 네피제’ 회장은 아랍어 신문을 읽고 자유롭게 아랍어를 구사한다. 우리들병원 등 몇몇 병원으로 의료관광을 오는 중동 환자들의 통역 아르바이트도 한다.

2003년?경찰인 아버지를 따라 오만으로 갔다. 아버지는 오만 왕실과 경찰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그는 고등학교에 다녔다. 2년 반 동안 아랍을 경험한 후 돌아온 한국. 또래 친구들이 “사막에서 뭘 배우고 왔냐”, “테러가 자주 일어나지 않느냐” 등 중동을 알지도 못하고 비하하는 듯한 태도에 ‘아랍세계에 대해 제대로 알려줘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후 정 회장은 명지대 아랍지역학과에 입학, 대학 3학년 때는 교환학생으로 1년간 튀니지를 다녀오기도 했다. 학부 졸업 후에도 계속해서 중동사회에 대해 배우고 싶어 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에 입학했다. 지금은 중동학회인 알 네피제 회장을 비롯해 여러 관리자들과 아랍코리아넷에서 아랍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가 병원 아랍어 통역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지금까지 그가 통역을 도와준 아랍인 환자는 10명 내외. 갓난 아기부터 노인까지 다양하다. 한국에 오는 아랍인들은 심각한 경우가 많다. 그만큼 한국의 의료수준이 높다는 얘기.

정씨는 “아랍사람들이 가장 놀라워하는 부분이 짧은 시간에 정확하게 치료를 마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아랍인들이 많이 찾는 독일의 경우 6개월이 걸릴 수술을 한국은 3개월에 마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아 불안해하는 환자도 있었다. 하지만 몸이 진짜 나은 것을 알고 다들 크게 만족해하며 돌아간단다. 시간, 비용을 모두 절약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하지만 음식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씨는 “환자는 병원에서 잘 준비해 이슬람식 음식(할랄, halal, 이슬람교 계율에 따라 처리된 음식)을 제공하지만 함께 오는 가족들에 대해서까지 준비하지는 않는다”며 “이들이 먹을 음식이 거의 없어 던킨도너츠만 사 먹는다”고 말했다. 서울의 대형마트 한두 곳이라도 할랄식 식음료를 판매하는 코너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정씨는 “아랍에 한국의 우수한 의료 기술이 조금씩 전해지는 상황인데 따라오는 보호자들을 위한 준비도 잘 갖춰진다면 한국을 찾는 아랍 환자들이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회장은?1월 초 관광 겸 오만을 다녀올 계획이다. 정씨는 “기회가 되는대로 오만 현지 소식을 아시아엔(The AsiaN)에도 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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