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부는 ‘중동’ 바람
서울대가 내년부터 서어문명학부 학생을 선발해 강의를 시작하는 것을 비롯해 ‘중동을 배우자’는 움직임이 대학사회서 꿈틀대고 있다.
연세대에서 출발한 대학연합 중동학회 알 네피제를 필두로 서울대 알 파나르, 고려대 알 미라야, 명지대 알 파즈르, 한국외대 앗 씸씸 등 불과 2년 사이에 학생이 주축이 된 중동학회가 5개나 생겼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중동관련 학과가 개설된 곳은 외국어대, 부산외대, 조선대, 명지대, 단국대 등에 불과하지만 연세대, 고려대 등 많은 종합대학이 아랍관련 강좌를 개설하고 나섰다.
인터넷 ‘다음’에서 ‘둘라의 아랍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는 이중한(38, 외대?국제지역대학원 석사과정)씨는 “아랍어과를 졸업한 1990년대 후반만 해도 취업할 곳이 없어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은 외국어대 지역대학원에서 중동 아프리카 전공은 타지역권에 비해 경쟁률이 두 배는 높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그는 “이라크 전쟁, 빈라덴 사건 등으로 시작한 중동에 대한 호기심이 대기업들의 활발한 중동진출 등을 보면서 본격적인 관심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문대학장 시절 서어문명학부 개설을 주도한 변창구 서울대 부총장은 세계가 점점 글로벌화 되는 시기에 중동을 알지 못하고서는 진정한 세계시민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된 것이 대학에서 중동을 주목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변 부총장은 “2007년 아프간 피랍 사태에서도 나타났듯이 국내에 중동전문가가 없었다는 게 큰 문제였다”며 “이런 반성에서 서울대에서도 중동을 비롯해 동남아, 인도 등의 전문가를 양성하기로 했고 앞으로 이런 분위기는 타 대학으로도 확산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