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해방은 일시적 자유, 본질적인 자유는 소속에 달려있어”
출애굽기 19장
자유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종종 자유를 ‘어딘가로부터의 해방’으로 이해합니다. 억압에서 벗어나고 속박에서 풀려나는 순간 우리는 자유롭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그런 해방감은 일시적입니다. 진정한 자유는 단순히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소속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인간은 안정감을 추구하는 존재입니다. 속박으로부터의 해방을 갈망하는 동시에, 소속을 잃은 불안을 힘겨워합니다.
왜 사람들이 좋은 상관을 만나고 싶어할까요? 왜 좋은 배우자를 원할까요? 소속의 문제가 곧 자유의 문제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억압적인 파라오로부터 히브리 노예가 해방되는 이야기가 출애굽기의 본질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단순히 그들을 풀어주는 것이 목적이었을까요? 만약 그러셨다면 홍해 도하 이후에 자기들끼리 알아서 먹고 살도록 내버려 두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해방이 구원의 본질적인 목적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출 19:5)
하나님은 히브리 민족을 당신 자신의 소유로 삼기 위해 구원하셨습니다. 악덕 고용주에게서 풀려난 이들은,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하면 결국 다시 그 악덕 고용주에게 돌아가기를 원하는 모순에 빠지곤 합니다. 자유를 갈망했지만, 막상 자유가 주어지니, 그 자유 속에서 해방감보다 더 큰 불안을 느끼고는, 결국 다시 억압 속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해방이 구원의 시작일 수 있어도 구원의 전부는 아닙니다.
해방의 다음 단계는 새로운 소속을 정하는 일입니다. 광복 후 한반도의 역사가 이를 유비적類比的으로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해방 이후 이 나라는 어떤 체제의 옷을 입을 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남한과 북한 각자가 소속을 달리한 결과를 7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명확하게 목격하고 있습니다. 해방이란 일시적 자유입니다. 본질적인 자유는 소속에 있습니다.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이가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사 43:1)
하나님은 우리의 소유를 늘려주시는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누구의 소유인지 분명히 하심으로 참된 자유를 주시는 분입니다. “너는 내 것이라” 이것이야말로 위대한 자유의 선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