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믿음이란 구원을 구경하고 받은 선물입니다”
출애굽기 14장
파라오는 가장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하나님의 요구에 따르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200만 명의 노동력이 하루아침에 증발한 이집트는 어땠을까요? 노동력의 갑작스러운 부재는 열 가지 재앙보다 더 치명적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나라 전체를 지탱하고 있던 노동력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파라오는 또다시 마음이 변합니다. 그는 전 병력을 동원해서 히브리 노예를 생포하기 위해 추격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새 출발한 지 며칠도 안 되어 막다른 골목을 만납니다. 앞에는 홍해가 가로막혀 있었고, 뒤에는 파라오의 군대가 따라붙었습니다.
삽시간에 이스라엘 진영 전체가 혼돈에 사로잡힙니다. 살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 하는 그때, 모세를 통해 전달된 하나님의 뜻은 선뜻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출 14:13)
강 건너 불 구경도 아니고 어떻게 가만히 서서 보기만 할 수 있겠습니까? 주방 도구라도 들고 싸우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가만히 있으라니, 이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보여주고 싶으셨던 것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그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인도하신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막다른 길 끝에서 가만히 서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봐야 할 것이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구원입니다.
구원이란 사람의 노력이나 도움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일입니다. 하나님이 다 하시는 게 구원입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구원을 보는 것이고, 구원을 받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믿어서 구원받은 것이 아닙니다. 최소한 뭐라도 해서 구원받은 것도 아닙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을 잘 믿어서 구원을 받았을까요? 그들은 홍해 앞에서 하나님을 배신하고 이집트에 항복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구원을 경험했더니 믿음이 생겼습니다.
“이스라엘이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들에게 행하신 그 큰 능력을 보았으므로 백성이 여호와를 경외하며 여호와와 그의 종 모세를 믿었더라”(출 14:31)
우리는 내가 잘 믿어서 구원받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믿음이란 구원을 구경하고 받은 선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