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시편 37편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시 37:5)
‘버스를 탄다‘, ’비행기를 탄다‘라는 말 대신에 ’버스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라는 말을 쓰기도 하고 ’버스에 몸을 맡겼다‘, ’비행기에 몸을 맡겼다‘라고 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버스나 비행기에 올라타는 행위가 단순히 탑승만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는 목숨을 걸고 탑승하는 것입니다. 내 인생을 기사와 기장의 손에 맡기는 것입니다. 버스나 비행기가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이 없으면 우리는 절대 탑승할 수 없습니다.
우리 삶을 지탱하는 믿음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버스 기사의 운전실력을 믿는 믿음, 건물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가스관이 폭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길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이 나를 갑자기 찌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오늘밤 자고 나면 내일이 올 것이라는 믿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이 믿음이 없다면 우리는 공포와 불안 때문에 살 수가 없습니다. 공황장애란 이 믿음을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비행기에도 몸을 맡기고 버스 기사도 믿고 타는데 하나님께 내 인생 맡기는 게 왜 그렇게 잘 안될까요? 버스 운전자보다 하나님을 덜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내 인생 맡기는 것보다 다른 방법이 더 좋아보이는 것입니다. 돈을 믿거나 내 지위를 믿거나 내 실력을 믿거나 아니면 나를 믿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어떤 믿음은 강화되기도 하고, 어떤 믿음은 약화되기도 합니다. 나를 믿는 믿음이 하나님을 믿는 믿음보다 강화될 때 나타나는 증상이 있습니다. 불만과 불평입니다.
“여호와 앞에 잠잠하고 참고 기다리라 자기 길이 형통하며 악한 꾀를 이루는 자 때문에 불평해 말지어다”(시 37:7)
하나님께 운전대를 맡겨놓고 속도가 늦니, 여기서는 좌회전을 해야한다느니 그렇게 불평하고 있다면 입을 잠시 다물고 잠잠하게 참고 기다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머릿속에 온통 목적지만 가득한 나에게 하나님이 보여주고 싶으신 풍경이 있어서가 아닐까요? 그래서 때로는 길을 돌아가기도 하십니다. 하나님이 방향을 돌리실 때, 앞만 보던 눈을 돌려 창밖을 구경하며 하나님과의 인생 드라이브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