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윤 칼럼] 올 여름 코로나 재유행?

신종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하위 변종 ‘FLiRT’이 올여름 다시 유행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시카고트리뷴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FLiRT가 확산하고 있다. 영국 워릭대학교 로렌스 영 교수는 “FLiRT가 미국의 한 하수도에서 처음 발견됐으나,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다”며 “FLiRT 변종이 미국은 물론 국경 밖의 지역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본문 중에서) 사진은 ‘오미크론’ 바이러스

[아시아엔=박명윤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신종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하위 변종 ‘FLiRT’이 올여름 다시 유행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시카고트리뷴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FLiRT가 확산하고 있다. 영국 워릭대학교 로렌스 영 교수는 “FLiRT가 미국의 한 하수도에서 처음 발견됐으나,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다”며 “FLiRT 변종이 미국은 물론 국경 밖의 지역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렌스 영 교수는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데이터를 인용해 “KP.2라는 FLiRT 변종 바이러스가 미국 내 신규 감염의 28%를 차지한다”며 “다만 해당 바이러스가 이전 변종보다 전염성이 더 높을 순 있지만, 더 위험한지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변종 바이러스의 확산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해야 하지만 현재 검사를 매우 드물게 진행하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 확산이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이나 면역체계가 약한 사람 등 취약 계층에 특히 우려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FLiRT 변종으로 올여름 코로나19가 재유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향후 몇 개월간 변종 바이러스에 의해 소규모 감염이 확산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영 교수는 “현재 사용 가능한 백신이 새로운 변종을 완벽히 막지는 못하지만 추가 접종을 통해 어느 정도 예방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에 따르면 변종 바이러스 감염 증상은 기존 오미크론 계통의 증상과 유사하다. 즉 발열이나 오한(惡寒), 기침, 호흡 곤란, 근육통과 몸살, 두통, 인후통, 콧물, 메스꺼움, 구토, 설사, 미각 또는 후각 상실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몸에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코로나 확정 판정 시 외출을 삼가 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FLiRT 변이 코로나는 이스라엘과 유럽 14개국에서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 이중 KP.2 변이 바이러스는 지난 3월 미국에서 등장한 후 주종이 되면서 4월말부터 5월 중순까지 신규 확진자 중 28.2%가 감염된 것으로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의 데이터에서 나타났다. 미국 CDC는 KP 계통 변이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오미크론에서 변이된 JN.1의 확산을 주시하고 있다.

최근 아시아에서도 변이 코로나 감염이 확인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최근 코로나 감염 건수가 1주일 사이에 두배 증가해 보건당국에서 병원의 입원실 실태 파악에 나섰다고 지난 5월 18일 채널뉴스아시아 방송이 보도했다. 이 방송은 싱가포르 신규 코로나 확진자의 3분의 2 이상이 KP.1과 KP.2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3월 광동성에서 첫 KP.2 감염이 확인된 후 지난 5월 12일까지 전국에서 25건이 이 변이 바이러스로 확인됐다. 중국 질병관리본부는 위챗(WeChat)에 JN.1 확진 사례가 감소하고 있는 대신 KP.2가 새로운 코로나 주종이 되면서 새로운 대유행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 우한의 실상을 가감 없이 외부에 알렸던 중국 시민기자 장잔(張展·41)이 5월 13일 석방된다고 CNN방송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는 우한 지역을 찾아 팬데믹의 시작과 중국 정부 대응을 엑스(옛 트위터), 유튜브, 위챗 등에 올려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2020년 5월 체포된 전직 변호사 장잔은 중국 당국이 반체제 운동가들에게 붙이는 ‘공중소란’ 협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상하이교도소에서 복역해왔다. 그는 수감 중이던 2021년 국경없는기자회(RSF)의 언론자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 개발에 있어 선구자적 역할을 한 모더나는 지난 2022년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에 사용된 mRNA 기술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각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유럽특허청은 모더나의 mRNA 관련 특허 2개 중 1개가 유효하다고 결정했다. 팬데믹 당시 이들 제약사들은 코로나19 백신을 통해 2022년 한 해에만 732억달러(약 99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유효성이 인정된 특허는 백신이 몸에 들어왔을 때 면역 반응을 낮추기 위해 mRNA가 조절되는 방식과 관련된 것이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 단백질을 체내에 직접 주입하는 기존의 백신과 달리 신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단백질 생성 방법을 세포에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mRNA 백신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상용화되지 않았으나 팬데믹 당시 모더나와 화이자-바이오앤테크가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해 전 세계에 유통했다.

최근 세계 8개국(캐나다, 호주,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뉴질랜드, 스코틀랜드, 아르헨티나)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약 1억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백신접종과 심근염, 심낭염, 안면신경마비, 뇌 신경질환인 길랭-바레증후군 등의 증상이 관찰되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사람에게서 GBS사례가 높았으며, 모더나 백신을 1차 접종한 사람에게서는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방식의 백신 접종자에게서는 심근염 사례가 예상치를 웃도는 유의미한 수준으로 확인되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백신을 수입하는 데 연간 수천억원이 드는 외국산 코로나19 백신을 대체하기 위해 2027년까지 국산 mRNA 백신을 개발한다고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5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와 동일한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이 체내 세포 표면에 돋아 나도록하는 mRNA를 주입해 면역을 형성하는 기술이다.

지 청장은 “지난해 수립한 신종감염병 대비 중장기계획에 따라 감염병 백신과 치료제를 100일, 200일 안에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mRNA 백신 기술이 필요하다”며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지원단을 구성해 실제 상품화까지 가도록 임상3상까지 기업들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 청장은 “현재 3-4년의 기술 격차가 있는 선진국에서 개발한 백신과는 어떤 경쟁력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기존 수입 백신 이상의 안전성과 효과를 가진 백신을 만들 것이며, 가격 경쟁력이 장점”이라고 답했다.

코로나 엔데믹에서 mRNA 백신 개발이 중요한 이유로는 인플루엔자처럼 매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접종해야 하는 코로나 백신을 연간 몇천억원씩 들어가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0-2023년 해외 백신 구매를 위해 7조6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빠른 변이’라는 신종감염병의 특성도 mRNA 백신이 필요한 이유다. mRNA 배신은 항원만 바꾸면 신속하게 변이에 따른 새로운 백신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mRNA 기술의 가치가 급부상하고 있다. mRNA 기술은 코로나19 백신에 적용되면서 최초로 상업화됐지만, 바이러스뿐 아니라 암(癌)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의 치료제 개발에 적용될 수 있어 업계의 기대감이 크다.

SK케미칼의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제기구와 협력해 mRNA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코로나19 백신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2022년부터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과 최대 1억4000만달러를 지원받는 내용의 mRNA 백신개발 협력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경북 안동 소재 L하우스 백신센터는 세계적인 규모의 백신 가동율을 보여주는 글로벌 생산공장이다.

대부분의 호흡기 감염병은 치료 후에 장기적인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다. 유독 코로나19의 경우 롱코비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롱코비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후에 다른 질병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이 4주에서 1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증상은 코로나19 감염 후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지속되며,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롱코비드의 주요 증상에는 △피로: 극심한 피로감이 지속, △호흡곤란: 숨 가쁨과 같은 호흡 문제 발생, △근육 및 관절통증: 신체의 여러 부위에 통증 발생, △두통: 지속적인 두통 경험, △심박수 변화: 심박수가 불규칙하게 변화, △브레인포그(Brain fog): 집중력 저하, 기억력 문제 발생 등이 있다.

브레인포그(Brain fog) 즉 ‘뇌에 낀 안개’라는 뜻으로 머릿속이 뿌옇고 멍한 느낌이 지속되어 사고력과 집중력, 기억력이 저하되고 피로감과 우울감을 느끼는 현상을 총칭한다. 이에 브레인포그는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았으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기에 관리가 필요하다. 여러 요인에 따라 생긴 증상으로 대표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후유증으로 알려졌다. 브레인포그를 방치하면 치매(癡?)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미국 임상심리학자 질 웨버의 저서 <BRAIN FOG>에서 제시한 브레인포그 테스트 8개 문항 중 4개 이상이 해당하면 ‘브레인포그’일 가능성이 높다. △대화중에 단어가 생각나지 않고, 할 말을 까먹는다, △바쁘게 하루를 보냈는데, 뭘 했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해야 할 일을 자주 깜빡깜빡한다, △한 가지 일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렵다, △멍하니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다, △아침에 일어나도 찌뿌둥하고, 항상 피곤하다, △사람들과 어울릴 심리적, 시간적 여유가 없다, △불면증, 과식 또는 식욕 감퇴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뇌 안개’를 걷어내고 정신을 명료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생활 방식의 변화를 일으키라고 조언한다. 즉 잠깐 휴식, 항염증 음식 먹기, 자주 움직이기, 두뇌 활동, 할 일 자동화하기, 최소 7시간 수면 등이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는 심장과 뇌를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일주일에 150분정도 적당한 강도로 유산소 운동을 할 것을 권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코로나19를 호흡기 감염병에 준해 감염병 감시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보건당국은 코로나19 확진 시 주요 증상이 호전되는 24시간 경과 시까지 격리를 권고하고 있다.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일상생활에서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개인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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