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콜레스테롤 vs 나쁜 콜레스테롤
콜레스테롤(Cholesterol)은 대표적인 스테롤(스테로이드와 알코올의 조합)의 하나로서 모든 동물 세포의 세포막에서 발견되는 지질(脂質)이며 혈액을 통해 운반된다. 콜레스테롤은 1784년 최초로 담석에서 발견되었다. 콜레스테롤이라는 명칭은 담즙과 고체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chole’와 ‘stereos’ 그리고 알코올을 의미하는 ‘ol’이 합쳐져서 만들어졌다.
콜레스테롤은 동물의 생존에 필수적이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만들고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세포막 내에서 콜레스테롤은 세포내 수송, 세포 신호전달, 신경 전도에도 관여한다. 세포 내에서 콜레스테롤은 몇몇 생화학 경로의 전구체 분자이다. 간에서 콜레스테롤은 담즙으로 전환되어 담낭에 저장된다. 콜레스테롤은 비타민D, 부신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알도스테론을 포함하는 스테로이드(steroid) 호르몬, 성 호르몬 및 그 유래물을 합성하는 주요 전구체 분자이다.
콜레스테롤은 인간의 생명 유지에 일정량은 있어야 하는 중요한 물질이다. 문제는 혈중 콜레스테롤이 너무 많을 때 발생한다. 고콜레스테롤혈증(Pure hypercholesterolemia)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이 과도하여 발생하는 질환이다. 콜레스테롤 검사 결과의 정상범위는 총콜레스테롤 200mg/dL 미만, HDL콜레스테롤 60mg/dL 이상, LDL콜레스테롤 130mg/dL 미만, 중성지방 100-150mg/dL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Korean Society of Lipid and Atherosclerosis)는 국민들에게 콜레스테롤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리고 적절한 콜레스테롤 관리를 강조하기 위해서 9월 4일을 ‘콜레스테롤의 날’로 2005년 제정했다. 학회는 올해 콜레스테롤의 날을 맞아 이상지질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과 고중성지질혈증)과 동맥경화증, 죽상경화증에 관한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했다.
독일 함부르크대학 연구팀이 전세계 34개국 약 150만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심혈관질환 발병에 기여한 정도를 분석한 결과 1위는 고혈압, 2위는 이상지질혈증(Dyslipidemia)이었다. 두 질환이 모두 있으면 심혈관질환 위험은 더욱 증폭된다. 혈압 160mmHg 이상, 총콜레스테롤 240mg/dL 이상 그룹에 동시에 속할 경우 대조군(혈압 130mmHg 미만, 총콜레스테롤 200mg/dL 미만)보다 관상동맥질환 사망률은 최대 17.7배,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4.3배 더 높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지질혈증은 지단백(脂蛋白, lipoprotein)의 대사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혈액 중에 지질 또는 지방 성분이 과다하게 많이 함유된 상태를 말한다. 이는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운반하는 지단백의 생합성 증가 또는 분해 감소에 의해 나타난다.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고밀도(HDL) 콜레스테롤혈증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은 부정확한 용어이긴 하지만 많이 사용되는 용어로서 각각 고밀도지질단백질(HDL)과 저밀도지질단백질(LDL)을 가리킨다. 콜레스테롤이 서로 다른 형태를 가지는 것이 아니고 지단백(脂蛋白)이 형성될 때 단백질 비율이 낮으면 LDL이 되고 높으면 HDL이 된다. 지질은 단백질에 비해 비중이 낮다.
우리 몸에는 콜레스테롤 운반에 관여하는 단백질이 두 가지가 있으며, LDL(Low density lipoprotein, 저밀도 지단백)과 HDL(High density lipoprotein, 고밀도 지단백)이다. LDL은 산화되면서 혈관 내막에 콜레스테롤을 축적시킨다. 반대로 HDL은 혈관 내막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혈관 청소부의 역할을 하므로 HDL이 많아질수록 혈관은 건강해진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건강한 혈관 만들기 5계명’을 발표했다. 즉 (1)콜레스테롤 수치를 적정하게 맞춘다. (2)균형 잡힌 건강한 식사를 한다. (3)금연과 절주를 실천한다. (4)하루 30분, 주 4회 꾸준히 운동한다. (5)질병과 관련해 전문의와 상의한다 등이다.
HDL 수치와 심뇌혈관 질환 발병을 보면, 고혈압 발병 위험은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이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32% 감소한다. HDL콜레스테롤이 1mg/dL 증가하면 관상동맥질환 발병 위험이 남성은 2%, 여성은 3% 감소한다.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남녀 각각 3.7%, 4.7% 감소한다. HDL콜레스테롤이 39mg/dL 증가하면 총 뇌줄중 상대 위험도는 18% 감소하고, 뇌경색 상대위험도는 25% 떨어진다.
중성지방(Triglyceride)은 체내 지방조직에서 분비되어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주로 식사 후 필요치 않은 에너지가 지방으로 전환될 때 혈중 중성지방 농도가 증가한다. 혈중 중성지방의 증가는 심혈관 질환과 말초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보통 높은 중성지방 수치는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와 동반되기 때문에 중성지방을 낮추기 위해서는 콜레스테롤 낮추는 방법과 같이 식이요법, 운동 등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 몸은 음식물에서 섭취되는 콜레스테롤의 양에 따라 체내에서 합성하는 양을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 양을 극한으로 줄일 필요는 없지만 고콜레스레롤 함유 음식을 주의하는 것이 좋다. 이에 소고기. 돼지고기 증의 동물성 기름과 버터 등의 포화지방산은 피하고, 등푸른 생선 등의 불포화지방산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채소, 콩류, 잡곡 등에 함유된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술은 간에서 지방합성을 촉진해 고지혈증의 원인이 되므로 금주 또는 절주를 하여야 한다. 담배의 니코틴 등 유해성분은 혈관과 혈액성분에 작용해 혈압을 높이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고 동맥경화를 악화시키므로 금연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며, 특히 유산소운동은 중성지방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는 ‘어떤 음식을 먹는가’뿐만 아니라 ‘몸에서 나쁜 콜레스테롤을 얼마나 빨리 만들어 저장하는가’에 달려 있다.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는 요인에는 유전, 음식, 체중, 육체적 활동과 운동, 나이와 성별, 음주, 스트레스, 질병이나 약물 등이 있다.
유전성 질환인 가족형 고콜레스테롤증은 나쁜 콜레스테롤이 몸에서 얼마나 빨리 만들어지고 혈액에서 제거되는지를 결정하는 유전자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음식은 주로 동물성 고기에서 섭취하는 포화지방과 동물 육류에서만 얻을 수 있는 콜레스테롤이 혈액 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린다. 체중은 과체중이나 비만은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린다. 표준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규칙적으로 육체적 활동과 운동을 하면 나쁜 콜레스테롤이 감소하고 좋은 콜레스테롤이 증가한다. 폐경기 전 여성의 총콜레스테롤 수치는 같은 나이의 남성보다 비교적 낮다. 60-65세까지는 나이가 들수록 콜레스테롤 수치가 점차 증가한다. 당뇨병, 갑상선 기능 저하증, 신증후군, 경구 피임약, 부신피질 스테로이드제 등이 고콜레스테롤증을 유발할 수 있다.
고콜레스테롤증은 대사성 질환으로 그 자체로 인한 증상은 없다. 동맥경화로 인한 허혈성 심장질환이나 뇌혈관 질환이 발병한 후에 그로 인한 증상이 나타나면서 고콜레스테롤증이 뒤늦게 발견되기도 한다. 이에 20세 이상의 성인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검사해야 한다. 정확한 검사 수치를 확인하려면 9-12시간 금식 후 혈액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고콜레스테롤증에 대한 치료 지침은 국가나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 외에 여러 가지 위험 인자 유무를 치료 기준에 적용한다. 이러한 위험인자로는 나이(남자 45세 이상, 여자 55세 이상), 조기 허혈성 심장병의 가족력(부모, 형제, 자매 중 남자 55세 미만, 여자 65세 미만에서 관상동맥 질환이 발생한 경우), 흡연, 고혈압, 당뇨병, 좋은 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 등이 있다.
고콜레스테롤증 고위험군에게는 나쁜 콜레스테롤 농도의 목표를 낮게 설정하여 비약물요법과 약물요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반대로 저위험군에게는 나쁜 콜레스테롤 농도의 목표를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하여 우선 비약물요법을 3-6개월간 시행한다. 이 기간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약물요법을 사용한다. 고콜레스테롤증은 동맥경화에 기인한 허혈성 심장병(협심증, 심근경색증)과 허혈성 뇌혈관 질환(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
전 세계 사망원인 1위는 심혈관질환(cardiovascular disease)이며, 한국인 사망원인으로는 암에 이어 2위 질환이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해 주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면 심장 근육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져 협심증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혈관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건강한 혈관 만들기 5계명’을 명심하고 생활화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