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홍 칼럼-김호중①] “죄값 하면서 죽어지내라”
[아시아엔=구본홍 아시아기자협회 이사장, 전 문화방송 보도본부장] 나는 많은 사람들이 이의 제기를 하고 근본을 들먹이며 비난했어도 김호중을 두둔했다.
무엇보다 불우환경에서 피붙이도 없이 살아온 그가 노래에 정진해서 개과천선(改過遷善)했을 때 정말 기뻐했다. 실제로 김호중의 노래는 출중했다.
그의 파란만장한 삶과 그럼에도 딛고 일어서서 우뚝선 그를 보면서, 그리고 그의 탁월한 노래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고 위로받았다. 그의 팬덤인 아리스는 대부분 그런 분들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가닥 삶의 희망처럼 다가온 그가 이번에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지지르고 그 사실을 부인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리스 분들은 어떤 심정일까?
미스터 트롯에서 Top7에 들어가 주목받게 되자 곳곳에서 그를 헐뜯는 이들이 나타나서 못살게 굴었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 김영호 기자는 유별나게 김호중을 물고 뜯었다.
그랬어도 나는 김호중 편이었다. 최근 세계 무대로까지 진출하는 것을 보면서 그길로 곧장 가서 크게 빛나기만을 고대했다. 그런데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방순회 콘서트 기간 중인데도 어느 날 무려 3차까지 술판에 끼었으며 4차를 가기 위해 직접 운전하다 급기야 사고를 냈고 그 자리에서 수습하지 않고 200여m나 가서 차를 세우고
소속사와 매니저에게 전화하고 그들의 작전(?) 지시에 따라 피신했다.
이건 뺑소니다. 왜 그랬을까? 결국 모든 게 들통난다는 것을 몰랐을까?
김호중은 생각했을 것이다. 음주운전이 드러나면 끝장이다. 그러니 도망을 치고 본 것이다. 거미줄보다 더 촘촘한 한국의 CCTV를 우습게 본 것인가, 몰랐던 것인가?
나는 그가 경황이 없었을 것이라고 본다. 당장 전국 순회콘서트가 걱정이었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그 사고는 자신의 전적인 과실 아닌가? 마땅히 스스로 수습에 임했어야 했다.
그렇게 언론이나 유튜버들로부터 고통을 받았으면 아무리 작은 과실이라도 대중의 인기로 먹고 사는 연예인이라면 솔직히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도리이고 상식이다.
그래서 이번의 일로 보면 김호중의 인성이나 됨됨이가 의심되고 사리판단에 장애가 있는 듯 싶다.
김호중보다 더 심각한 것이 소속사이다. 제대로 된 소속사라면 모두 달려 나와 현장에서 시인하고 사과하고 수습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들은 당장 다가온 콘서트가 무산되는 게 더 걱정이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김호중의 옷을 매니저에게 입혀 사고 운전자를 바꿔치기 하려하고
김호중을 피신시킨 뒤 음주하지 않았다고 오리발을 내민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사고 직후 혼비백산하고 있는 김호중에게 “걱정마라 다 알아서 할 테니 어디 가서 쉬고 술 깨거든 나와라”하고 사주한 것으로 의심된다. 그런 얄팍한 수가 통하리라고 생각했다면 소속사는 미친 것이다. 미쳐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게 되고 말았다.
참으로 안타깝다. 나도 젊었을 때 술 많이 마셔봐서 안다. 실수 많이 했다. 결국 수습할 수 있는 길은 잘못을 시인하고 속죄하는 것뿐이었다.
더 이상 거짓으로 버틴다면 김호중은 영원히 죽는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모두 이실직고하라. 그리고 소속사도 석고대죄하라. 그리고 죄값 하면서 죽어지내라. 한국의 언론 그 생태를 그렇게 당해보고도 아직도 모르는가?
차제에 한국 언론에게도 한마디 하고 싶다.
한국의 언론은 유독 만만한 게 연예인인가? 정치인의 자식들 마약하고 도박하고
부정 불법을 저질러도 언론들은 물고 늘어지지 않는다.
이재명을 비롯해서 민주당의원들 가운데 수사받거나 재판 중인 범법자들이 득시글하고 조국당도 마찬가지지만 언론들이 어찌하고 있는가?
언론 정의가 살아있을 때는 기자들이 경찰, 검찰보다 앞서서 추적 취재하는 것을 사명으로 알았다. 지금 언론은 진실 파헤치기는커녕 그런 범법자들의 주장을 중계방송하고 있다. 그런 짓이 검찰수사를 못 믿게 훼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 언론들이 연예인 스포츠 선수 같은 인기인들에 대해서는 엄청난 잣대를 들이대면서 파헤친다. 물론 당연히 잘못은 파헤쳐 보도하여야 한다. 그러나 선정적인 과잉보도나 억측보도로 얼마나 많은 연예인들이 억울하게 당했는지 되돌아 보자.
그런 언론이고 보면 하물며 이번처럼 사고가 확실한 경우라며 언론들은 끝장을 보려 할 것이다. 마치 모든 경우에 정의의 사도처럼 늘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김호중을 두둔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김호중을 파헤치는 것처럼 정치 비리도 선도적으로 좀 파헤쳐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