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은식 칼럼] 리더의 4가지 유형과 안중근 의사

안중근 의사

이 세상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이 있지만 아마도 리더십에 관한 책이 가장 많지 않을까 생각된다. 리더십에 대해서는 활용하는 목적과 시각에 따라 리더십을 적용하는 환경의 차이 때문에 통일된 개념을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어떤 현상을 선택하고 연구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연구과정에 수집한 해석의 차이에 따라 각각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또 사람들은 크고 작은 조직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리더십의 공통분모는 리더와 부하의 역할 및 관계, 특성과 상호작용 그리고 권한을 함축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리더십의 조작적 정의를 내린다면 “조직이 추구하는 목적달성을 위해 개인 및 집단을 조정하고 동작화시키는 기술”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하면 ‘과업 달성을 위해 부하들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들게 하는 역량’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대소 조직을 막론하고 리더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적시성 있는 결심과 책임을 지는 것”이 본질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리더들은 크게 네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적시성 있는 건전한 결심을 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그리고 결과에 책임을 지는 사람과 지지 않는 사람을 조합, 분류해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2000년 9월 남북 국방장관 회의에서 조성태 장관(오른쪽)이 북한의 김일철과 건배하고 있다.

첫째는 적시성 있는 결심과 책임을 지는 리더, 국방부 장관 시절의 조성태 장관이다. 그는 역대 국방장관 중에서 가장 적시성있는 결심을 했고 외압에 대하여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 K9을 육군보다 해병대에 먼저 배치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시 대응사격이 가능토록 했고 연평해전시 해군이 작전에 전념토록 하고 외압을 전부 차단해 주었다. 특히 그는 장관 시절 북한군 잠수함의 위치를 아침마다 체크하고 잠수함의 위치가 불명확하면 추적대비 지시를 내렸다.

둘째는 적시성 있는 결심을 못하고 계속 검토만 요구하는 리더이면서 책임은 져주는 리더이다. 국방장관 시절의 모장관은 결심을 빨리 못하거나 안하고 계속 뒤로 미루거나 재검토 지시를 많이 내렸다. 그와 같이 근무한 많은 부하들이 그렇게 평가하는 경향이었다. 그는 사람은 아주 젠틀했고 부하를 배려했으나 결심을 즉시 하지 못했다. 너무 신중했기 때문이다.

셋째는 적시성 있는 결심을 하지만 책임을 지지않는 리더다. 어떤 사람은 명문고를 나와 판단과 결심은 빨랐지만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았다. 군의 미래보다 본인이 당했던 서러움 때문에 특정직능 외에는 지휘관에 임명하지 않았고, 정작 본인은 위탁교육을 받았으면서 민간대학 위탁장교들을 선발해놓고 장교가 부족하다고 다시 전방으로 돌려보냈다. 후배들의 평가는 강직함과 독불장군 등으로 나누어진다.

넷째는 적시성 있는 결심도 못하고 책임도 안 지는 리더로 대별 할 수 있다.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운데 모모장관 등이었다. 정치권에서 수뇌부를 선발할 때 누가 통일대업을 달성할 사람인가보다 누가 배신하지 않고 말을 잘 들을 것인가에 기준을 두기 때문이다. 물론 무리 중에서 뛰어났다는 평판은 있었다.

리더가 가져야 할 자세와 기개에 대하여 일찍이 안중근 의사는 장부가를 읊었다. 이토 히로부미 처단 거사 바로 전날인 1909년 10월 25일 밤에 지은 시다.

丈夫處世兮 其志大矣 時造英雄兮 英雄造時
장부가 세상에 쳐함이여 그 뜻이 크도다
때가 영웅을 지음이여 영웅이 때를 지으리라

雄視天下兮 何日成業 東風漸寒兮 壯士義烈
천하를 웅시함이여 어니 날에 업을 일울고
동풍이 졈드 차미여 쟝사에 의긔가 뜨겁도다

憤慨一去兮 必成目的 鼠竊伊藤兮 豈肯比命
분개히 한 번 가미여 반다시 목젹을 이루리로다
쥐도젹 이등이여 엇지 즐겨 목숨을 비길고

豈度至此兮 事勢固然 同胞同胞兮 速成大業
엇지 이에 이랄 쥴을 시아려스리요 사셰가 고여하도다
동포 동포여 속히 대업을 이룰지어다

萬歲萬歲兮 大韓獨立 萬歲萬歲兮 大韓同胞
만셰 만셰여 대한 독립이로다
만셰 만셰여 대한 동포로다.

여기에 독립이라는 말 대신 통일을 넣으면 오늘날의 리더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원세개가 조선에 패악질을 많이 했지만 안중근 의사의 의거에 대하여 만시는 잘 지었다.

평생영사지금필(平生營事只今畢)
평생에 도모하던 일을 이제 마치려 하는데
사지도생비장부(死地圖生非丈夫)
사지에서 삶을 구함은 대장부가 아니로다
신재삼한명만국(身在三韓名萬國)
몸은 삼한 땅에 있지만 명성은 만국에 있고
생무백세사천추(生無百歲死千秋)
삶에는 백 년도 없지만 죽어서는 천년을 가리

올바른 리더가 되기도 어렵지만, 지조와 품위를 잃지 않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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