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성령이 충만하면 나타나는 변화
사도행전 3장
“베드로가 요한과 더불어 주목하여 이르되 우리를 보라 하니”(행 3:4)
성전 미문에 앉아 구걸하던 하반신 마비 장애인은 그날만 거기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늘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날 따라 베드로와 요한이 그 사람을 주목한 것입니다. 그날 따라 성전 미문에서 구걸하던 그 사람에게 눈길이 갔습니다. 평소 같았다면 그냥 스쳐 지나갔을 텐데 이번에는 눈길이 그에게 머물렀습니다. 이것이 성령 강림 사건 이후 베드로와 요한에게 생긴 변화입니다. 베드로와 요한의 눈이 달라졌습니다. 한 영혼을 주목하여 보게 되었습니다.
“베드로가 이르되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행 3:6)
성령이 주시는 능력이란 한 영혼을 향해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베드로와 야고보는 그 영혼에 집중하느라 은과 금이 없는 자신들의 처지가 전혀 중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잃어버린 양을 찾으러 떠나는 목자 비유를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는다고 아흔 아홉 마리의 양을 버려둘 수 있을까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에게 몰입하느라 나머지 아흔 아홉을 잊어버려야 가능한 일입니다. 경영이나 경제에서는 남아 있는 아흔 아홉에서 더 이상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 마리를 손절하는 것이 상식인지 모르겠지만, 잃어버린 한 마리 양에게 집중하고 몰입하느라 나머지 아흔 아홉을 잊어버리는 것이 목양적 태도라는 것입니다.
사실은 남은 아흔 아홉도 원래는 다 잃어버린 바 되었다가 동일한 방식으로 되찾아온 양들 아니겠습니까?
한 영혼에 대한 몰입감,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집중력이야말로 성령 충만입니다. 우리는 종종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장애를 겪고는 합니다. 한 영혼을 주목하여 보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집중하지 않아도 될 것들에 분주해지는 것이야말로 영적인 ADHD입니다.
오늘 따라 유독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 따라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성령께서 주시는 생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영혼을 주목하여 보고, 그리스도 안에 있는 은혜의 풍성함을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