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종말이 언제인지 알 수 있다면?

“종말의 시기를 예측하는 타이밍 맞추기식 기다림은 늘 깨어 있기가 싫은 우리의 게으름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종말의 날짜를 말하는 사람들은 성경을 잘 알아서도 아니고, 특별한 계시를 받아서도 아닙니다. 게으른 것입니다.”(본문 가운데) 사진은 스톱워치


누가복음 12장

“주께서 이르시되 지혜 있고 진실한 청지기가 되어 주인에게 그 집 종들을 맡아 때를 따라 양식을 나누어 줄 자가 누구냐. 주인이 이를 때에 그 종이 그렇게 하는 것을 보면 그 종은 복이 있으리로다”(눅 12:42-43)

예수님의 종말에 관한 비유입니다. 종말이란 떠난 주인이 다시 돌아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요한 것은 주인이 돌아왔을 때, 종들이 어떻게 주인을 맞이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끝을 의식하며 사는 사람입니다. 주님이 다시 오신다는 것을 기대하고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종말론적 삶을 사는 그리스도인에게 예수님이 요구하시는 기다림의 태도가 있습니다.

예수님이 원하시는 것은 주인이 오는 타이밍에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아니라 주인이 언제 오는지에 관심을 둘 겨를이 없을 정도로 주인이 맡겨 놓고 간 일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주인이 부재중임에도 불구하고 주인이 있을 때와 태도가 달라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아직 주인은 오지 않았지만 마치 주인이 이미 와 있는 것처럼 일하는 것입니다.

만약 인간이 종말의 때와 시기를 알았더라면 어땠을까요? 타이밍을 맞추려고 안간힘을 썼을 것입니다. 타이밍 봐가면서 잠도 좀 자고 게으름도 좀 피우다가 주인이 올 시간이 되어서야 일하는 척하지 않겠습니까? 그것은 깨어있는 것이 아니라 깨어있는 척하는 것입니다.

종말의 시기를 예측하는 타이밍 맞추기식 기다림은 늘 깨어 있기가 싫은 우리의 게으름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종말의 날짜를 말하는 사람들은 성경을 잘 알아서도 아니고, 특별한 계시를 받아서도 아닙니다. 게으른 것입니다.

예수님이 언제 다시 오실지 그 때와 시기를 은폐하시고 자신조차 그 때를 모른다고 하셨던 이유는 우리의 기다림이 미래지향적이 아니라 현재몰입형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시기 위함입니다.

예수님은 떠나가셨지만 지금도 여전히 함께 하십니다. 따라서 재림을 기다린다는 것은 아직 안 오신 주님이 아니라 이미 오신 주님을 기다려야 하는 역설입니다.

성경은 배송조회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언제 오시는지 매번 확인할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맡기신 일에 몰두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깨어있는 상태입니다. 주인이 왔을 때 종이 주인을 맞이할 타이밍을 놓칠 만큼 주인이 맡긴 일에 몰입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주인의 마음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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