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남을 따라하는 신앙

기본으로 돌아가다


마가복음 2장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새인들이 금식하고 있는지라 사람들이 예수께 와서 말하되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새인의 제자들은 금식하는데 어찌하여 당신의 제자들은 금식하지 아니하나이까”(막 2:18)

인간에게는 남들이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하려는 심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선택이나 결정을 할 때 타인의 행동을 참고합니다. 저 사람이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구체적인 이유는 잘 모르지만, 저렇게 행동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하고는 그 사람의 행동을 내 판단과 결정의 레퍼런스로 삼는 것을 모방심리라고 합니다. 이 모방심리는 군중심리나 대중심리의 기초가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나도 사 줘’라고 말하는 것도, 누군가가 모 브랜드 옷을 입으면 나도 그 브랜드 옷을 입고 싶어지는 것도 동일한 원리입니다. 인터넷 콘텐츠의 첫 댓글이 중요한 이유, 베스트셀러 서적과 상위 음원 차트에 오른 곡이 더 잘 팔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회적 관습이나 문화가 고착되는데도 이런 심리가 크게 작용합니다. 다수의 행동은 그것 자체가 한 개인에게 막대한 설득력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사실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에게도 이런 심리적 효과가 알게 모르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다 금식하는데 왜 당신의 제자들은 금식하지 않느냐?’라고 예수님께 질문한 사람들, 그들은 하나님의 뜻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지만 대중의 뜻을 하나님의 뜻으로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다들 하니까 나도 하는 건 신앙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하는 걸 나도 하는게 신앙생활입니다.

교회에는 특유의 문화가 있습니다. 문화에 익숙해지다 보면 왜 하는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잊은 채 남이 하니까 덩달아 하게 될 때가 많습니다. 교회문화에 잘 순응하는 사람이 신앙이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교회 문화와 공동체의 분위기에 순응하기 전에 예수님이 던지시는 질문을 통해 나 자신과 공동체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합니다.

“바리새인들이 나가서 곧 헤롯당과 함께 어떻게 하여 예수를 죽일까 의논하니라”(막 3:6)

그들은 자신들의 익숙함과 기득권에 균열을 발생시키는 예수님의 낯선 언행이 죽이고 싶을만큼 싫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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