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흘러 흘러, 흐르고 흘러’ 김영관
흐르고 흘러 아주 자연스럽게
당연한 듯 당연히 아무렇지 않게
수렁에 고여 썩기도 하고
따뜻한 해에 하늘로 올라가
한번 더 아니 몇번째인지 모를
또 누구가에게는 간절함을 해소시켜주기도
또 누군가에게는 공포감을 끝없이 안겨주기도
어차피 가지는 길
어려워도 가고 힘들어도 가고
뭘 해도 가네
나이는
무엇을 해도 먹고
멈추려 늦추려 애쓰며
거슬러 오르려 애쓰며
애쓰며 힘쓰며
무엇을 해봐도 어차피 가네
그러하듯 흐르고 흘러
아주 자연스럽게
당연히 흘러
내가 그러하듯 남도 그러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