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에코줌] 장마철 맞은 ‘호반새’

장마철이 즐거운 호반새

장마철이 즐거운 호반새(Ruddy Kingfisher) .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아 자식부양에 한창이다.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보기 힘든 새다. 호반새가 나타나면, 조류 촬영가들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 종종 물의를 빗기도 한다.

지난 9일 계룡산 모 사찰에 갔다가 호반새를 보지도 못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했다. 전날 모인 일부 촬영가들이 너무 무질서해 참다 못한 사찰 스님들이 출입을 봉쇄했다.

다행히 차량 접근이 안 되는 인근 지역에서 나홀로 한가하게 호반새를 담고 왔지만, 무거운 장비를 들고 산행 하느라 땀 좀 흘렸다.

귀한 새를 담고 싶은 열정은 이해하지만, 지나친 욕심보다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질서를 지켰으면 좋겠다.

물고기를 입에 문 호반새

한편 호반새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 타이완, 만주에서 번식하고 필리핀, 셀레베스 등에서 월동한다. 학명 Halcyon coromanda. 부리 길이는 53∼59㎜, 날개 길이는 118∼128㎜, 부척(?: 새의 다리에서 정강이뼈와 발가락 사이의 부분)은 15∼18㎜이다. 부리는 두껍고 몸 전체가 갈색을 띤 붉은색이다. 허리에는 엷은 푸른색의 줄이 있다. 고목의 구멍, 벼랑의 동굴 속, 흙벽에 구멍을 파서 둥지를 짓는다.

햇빛이 들지 않는 우거진 숲 속에서 서식하므로 직접 확인하는 것은 어렵다. 보통 독특한 울음소리로 서식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산란기는 주로 6∼7월이며 알의 개수는 5∼6개이다. 암수가 교대로 포란한다. 먹이는 개구리를 비롯하여 지렁이, 가재, 곤충 성충, 소형 담수어류 등이다.

몸이 전체적으로 갈색을 띤 붉은색이라서 선조들은 ‘적우작()’이라고 불렀으며 영문이름인 Ruddy는 ‘붉다’의 뜻으로 붙여졌다. 허리에는 세로로 푸른색이 보인다고 해서 ‘비취’라고도 불렀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 부모 말을 잘 안 듣는 아들이 있었는데 어머니가 많이 아파 물을 달라 했더니 화로에서 타고 있는 붉은 숯덩이를 보여주었다. 어머니는 결국 죽고 말았는데, 아들은 신의 저주를 받아 빨간 새(호반새)가 되었다. 빨간 새가 된 아들은 물에 비쳐진 빨간 모습이 불처럼 보여져 물을 마실 수 없었다. 따라서 호반새는 비를 좋아하게 되었다고 하여 수연조()라고도 한다.

호반새 사진은 오랜만에 라이카 800mm 수동렌즈로 담아봤다. 

물고기를 사냥해 입에 물고 있는 호반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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