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인공지능보다 지혜로울 수 있을까?
잠언 8장
“너희가 은을 받지 말고 나의 훈계를 받으며 정금보다 지식을 얻으라”(잠 8:10)
은도 받고 훈계도 받고, 정금도 얻고 지식도 얻어야 지혜로운 것 아닌가요? 기왕이면 꿩도 먹고 알도 먹고, 도랑치고 가재도 잡는 것을 사람들은 원합니다.
세상이 기대하는 지혜는 돌 하나로 새 두 마리를 잡는 효율입니다. 그러나 잠언은 둘 다 잡는 능력이 아닌, 어느 하나를 포기할 줄 아는 지혜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가장 귀한 단 한 가지를 선택할 줄 아는 것이 지혜입니다.
“대저 지혜는 진주보다 나으므로 원하는 모든 것을 이에 비교할 수 없음이니라”(잠 8:11)
내가 원하고 바라던 모든 것의 총합보다 더 가치있는 것을 볼 줄 아는 안목이 있는가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더하고 증식하고 추가해야 값이 올라가는 것이 있고, 빼고 덜어내고 생략할수록 값어치가 올라가는 것이 있습니다.
피카소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라파엘처럼 그리기 위해서 4년이 걸렸지만, 어린 아이처럼 그리기 위해서는 평생이 걸렸다.” 불순물을 끊임 없이 덜어내고 덜어낸 끝에 어떤 티끌도 남지 않은 순수한 결정체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잠언이 말하는 그 순수한 결정체는 경외감입니다. 경외심에다가 무언가를 더해가기보다 내가 경외하는 대상에 모든 것을 거는 인생이 지혜롭다는 것입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잠 9:10)
지혜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면 경험을 무한히 축적할 수 있는 AI가 인간보다 지혜로울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AI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리를 판단하는 통찰이나 위기의 상황에 제공하는 기가 막힌 솔루션은 경험의 한계를 가진 인간이 절대 따라갈 수 없는 영역입니다.
그러나 지혜란 경험보다는 경외감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경험에서 파생되는 처세술보다 더 근원적인 것입니다. 인식과 경험의 지평선 너머 영원한 세계와 그 가치를 알아보는 안목이 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