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쥐고 있는 것과 쥐어 있는 것
시편 44편
“나는 내 활을 의지하지 아니할 것이라 내 칼이 나를 구원하지 못하리이다”(시 44:6)
그리스도인의 손에도 활과 칼은 쥐어져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도 여느 세상 사람들처럼 돈을 쥐고 정보를 쥐고 힘을 쥐고 기술을 쥐고 펜을 쥐고 그리고 사람을 쥐고 세상이라는 전쟁터에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인에게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내 손에 쥐어진 것을 믿고 의지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아는데 그렇다고 그것들을 손에서 다 놓고 살 수도 없는 딜레마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두 가지 전투를 동시에 벌이곤 합니다. 손에 쥔 것을 가지고 동일한 것을 쥔 자들과 겨루는 전투가 첫 번째이고, 두 번째 전투는 내 손에 쥐어진 것을 하나님보다 더 믿고 의지하고 싶은 나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이 싸움에서 이기는 비결을 시편 기자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종일 하나님을 자랑하였나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이름에 영원히 감사하리이다”(시 44:8) 현대인의 성경에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 종일 하나님을 자랑하고 영원히 주를 찬양하며 감사할 것입니다”
즉, 나를 쥐고 있는 존재를 늘 인식하는것이 비결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쥐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자랑하는게 아니라 나를 쥐고 계시는 분이 누구신지를 자랑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돈을 쥐고, 힘을 쥐고, 인기를 거머쥐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어쩌면 그것들에 도리어 쥐여 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돈에 쥐여 사니까 돈 자랑 하는 것이고, 인기에 쥐여 사니까 그걸 자랑하는 것입니다.
부디 하나님의 손이 나를 쥐고 계시기를 기도합니다. 기껏 내 수중에 쥐어 있는 얼마 되지 않는 것들을 묵상하기보다 나를 붙들고 계시는 하나님을 묵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