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야구 박효철 감독과 아들 박재우 선수의 ‘헌신’

라오스대회 마지막날인 2월 26일 아침식사 시간 이날 경기 작전을 논의하고 있는 박효철 감독(오른쪽)과 이장형 필자(왼쪽). 가운데는 베트남 국가대표 선수

2021년 12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든 것이 멈췄을 때 주베트남 한국문화원 후원으로 다낭에서 ‘찾아가는 야구교실’을 개최했었다.

호찌민과 하노이와 달리 그 어떤 야구후원이나 전문적인 코칭을 받지 못하는 다낭의 야구선수들이 항상 눈에 밟히고 걱정 되었기 때문이었다. 베트남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4명의 상비군 선수밖에 참가하지 못한 것을 보면 현재 다낭의 야구수준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대표팀엔 다낭 출신은 단 1명뿐이다.

베트남야구국가대표팀 박효철 감독(오른쪽)과 베트남야구협회 이장형 지원단장

늘 마음이 쓰이는 다낭의 선수들을 위해 지난달 24~26일 라오스 대회를 마치고 미국과 한국에서 가족들이 베트남으로 와서 모처럼 짧은 휴가를 다낭으로 간 박효철 감독님이 발 벗고 나섰다. 다낭공항에 도착해 호텔에 짐을 풀자마자 선수들을 위해 박효철 감독님과 미국에서 야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박 감독님의 아들 재우군이 훈련장을 찾았다.

소중하게 받은 야구용품도 선물하고 아버지와 아들이 훈련을 진행했다. 정말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미국의 야구환경과 천차만별인 베트남 다낭의 훈련장을 보며 많이 놀랐을 것이다.

2월 24~26일 열린 대회 기간 중 베트남 선수들이 타국 경기 장면을 관람하고 있다.

3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기 위해 애쓰셨을 박효철 감독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라오스 대회 때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 훈련과 시합을 병행하면서도 꿋꿋하게 베트남 야구만을 생각하는 그 열정… 지금 그 열정이 다낭에서 또 넘쳐나고 있다.

라오스에서 하노이로 돌아오기 전날 밤에도 상비군 선수들을 호텔로 불러 훈련을 했다고 하니 참 감사하고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질 않는다. 라오스 대회 이후 베트남야구협회는 베트남 야구 발전을 위해 내가 그동안 계획하던 속도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있다. 이제 주말에만 이어오던 하노이 훈련이 야간조명을 켜고 평일에도 실시할 수 있게 되었다. 

2월 26일 라오스DGB배 야구대회 마지막날 이만수 감독과 쩐득판 베트남야구협회 회장. 쩐 회장은 대회 하루 전 라오스에 도착해 대회 기간 내내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과 함께 했다.

여기저기에서 베트남 야구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다. 이 관심이 후원으로 이어져 박효철 감독님이 호찌민, 다낭, 하노이를 마음껏 오가며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또한 라오스와 같이 선수들이 마음껏 훈련할 수 있는 연습구장이 만들어진다면 베트남 야구는 무서운 속도로 달려나갈 것이다.

나는 지금 일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퇴근까지 미루며 베트남 야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묻고 다짐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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