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나 하나의 사랑’ ‘청실홍실’ 가수 송민도(100세)씨

송민도 가수, 1995년 KBS 공연

[아시아엔=서정민 <한겨레> 기자] 1950년대 히트곡 ‘나 하나의 사랑’, ‘청실홍실’ 등으로 사랑받은 가수 송민도씨가 지난 28일 미국에서 별세했다. 향년 100.

1일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등의 얘기를 종합하면, 고인은 미국의 한 요양원에서 지내오다 건강이 악화해 세상을 떠났다.

1923년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난 고인은 평안남도 삼화보통학교와 서울 이화고녀(현 이화여고)를 졸업했다. 학업을 마치고 만주 용정과 연길에서 지내다 1945년 광복 이후 서울로 돌아왔다. 2년 뒤인 1947년 24살 나이에 중앙방송국(현 한국방송) 전속가수 모집에 지원해 1기생으로 합격했다. 당시 아이를 둔 주부로서 이례적인 도전이었다. 얼마 뒤 데뷔곡 ‘고향초’를 발표해 인기를 얻었다.

 

1955년 작곡가 손석우가 만든 ‘나 하나의 사랑’을 발표해 크게 히트시켰다. “나 혼자만이 그대를 알고 싶소”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애창되고 있다. 1956년 라디오 드라마 <청실홍실> 주제가 ‘청실홍실’을 후배 가수 안다성씨와 듀엣으로 불러 큰 사랑을 받았다. 국내 최초의 드라마 주제가였다. 안씨는 올해 1월11일 92살을 일기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60년대에도 ‘목숨을 걸어놓고’, ‘여옥의 노래’, ‘서울의 지붕 밑’, ‘하늘의 황금마차’, ‘카츄샤의 노래’ 등 노래로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그러다 1971년 미국으로 떠나 로스앤젤레스에서 지내왔다. 2006년 <가요무대>(KBS) 1000회 특집 출연을 위해 잠시 한국을 찾기도 했다. 2014년 남이섬 노래박물관 앞에 대표곡 ‘나 하나의 사랑’ 노래비가 세워졌다.

오는 4월 그의 100번째 생일을 앞두고 <가요무대> 제작진이 ‘송민도 100세 특집’을 논의해왔으나, 갑작스러운 별세로 추모 무대 형식으로 변경할 것을 검토 중이다.

케이비에스(KBS) 경음악단장을 역임한 트롬본 연주자이자 작곡가 송민영씨가 고인의 남동생이고, 1970년대 그룹 드래곤스의 키보디스트 서동헌씨가 큰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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