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소유로부터의 자유···땅 한평 허락되지 않은 인생
민수기 18장
“주님께서 아론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들의 땅에서는 아무런 유산도 없다. 그들과 더불어 함께 나눌 몫이 너에게는 없다. 이스라엘 자손 가운데서 네가 받은 몫, 네가 차지할 유산은 바로 나다.”(민 18:20)
출애굽을 준비하던 시기부터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지속적으로 하셨던 말씀이 있습니다. ‘가나안 땅을 너희에게 주겠다’는 것입니다. 마치 아버지가 아들에게 유산 상속을 약속하는 것과 같은 모습입니다. 땅 한 조각 없이 살던 사람들에게 가나안 땅은 ‘내 집 마련의 꿈’과 같은 희망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아론의 자손들과 레위 지파 사람들을 향해서는 딴 소리를 하십니다. ‘너희들에게는 줄 땅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열 두 아들들에게 유산을 갈라주는데 유산이 열 한 명 앞으로만 되어 있고 한 명의 아들은 상속 명단에서 빠져 있는 상황입니다.
그토록 원하던 가나안 땅에 들어갔을 때 기업도 없고 아무 분깃도 없다는 얘기를 과연 하나님은 어떤 의중으로 하신 것일까요? 말씀하신 뉴앙스로 봐서는 축복이 분명한데 하나님께서 장남처럼 생각하시는 레위지파에게 특별히 주고 싶으셨던 복은 무엇이었을까요?
땅 한 평도 줄 수 없다는 하나님의 약속 덕분에 그들은 더 이상 계산할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무슨 땅을 얼만큼 받을까’ ‘우리 땅이 쟤네 땅보다 클까?‘ 복잡하게 머리 굴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소유로부터의 자유, 하나님이 그들에게 주시고자 하셨던 선물 아니었을까요?
어차피 소유할 기업도, 차지할 분깃도 없기에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않은 지금 이 시점에서도 그들은 이미 가나안 땅에 들어온 것 처럼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른 지파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야 기업을 얻게 되겠지만, 레위지파는 광야에서도 이미 기업을 누리며 살게 된 것입니다.
천국에 대한 소망이 이와 같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천국은 죽은 이후에만 갈 수 있는 저세상이 아니라 이 세상을 천국처럼 살 수 있는 자유입니다. 죽어서 좋은데 가기 전에 살아서 좋은 사람 되는 것입니다. 보상과 상급이 있어서 천국이 아니라 하나님이 계시면 어디나 천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