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에코줌] 계묘년 정월 대보름달 촬영 실패기
매년 정월 대보름. 어릴 적 불놀이 추억이 아련하게 떠 오른다.
특히 돌아가신 어머님은 매년 대보름이면 장독대에 시루떡과 정화수를 모셔놓고 자식들이 잘 되기를 늘 소망하셨다.
언젠가부터 정월 대보름달을 카메라로 기록하는 습관을 가졌다.
그 중에 첫소망은 삼각산 속에 대보름 달을 멋지게 찍고 싶은 것이지만, 늘 실패한다.
올해는 그 열정마저 식어서 술 한잔으로 때우려 했는데, 지인이 보름달을 찍고 싶다고 하여 그와 함께 급히 북한산 인근으로 달려갔다.
준비 안된 출사는 늘 실패한다. 감으로 장소를 선택했지만, 올해도 빗나갔다.
해와 달라서, 달이 뜨는 정확한 위치 파악도 안되고, 빗나간 장소에서 빠르게 이동도 할 수 없다.
사진은 참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매력을 느끼며 매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실패한 사진을 담고 지인과 술 한잔으로 위로하며 집에 오니, 달은 이미 중천에 떠 있다.
그래도 대보름달에 작은 소망을 빌어보며 실패한 사진을 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