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부적’ 써주는 교회, 참된 예배 없다면 콘크리트 덩어리일 뿐

“교회 건물에 참된 예배가 없다면 그냥 콘크리트 덩어리일 뿐입니다. 목사, 호칭만 목사이지 무당이 될 수도 있고, 헌금도 복채일 수 있습니다.”(본문 가운데) 사진은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을 하루 앞둔 2022년 11월 16일 오전 강원도 ㅊ고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수험표에 부적을 붙여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장면. <연합뉴스>


사무엘상 4장

뭔가 일이 꼬이거나 일이 잘못 돌아가고 있는 것 같으면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를 진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 진단이 오진이라면 어떨까요? 문제가 더 복잡해집니다.

블레셋과 전쟁중이었던 이스라엘은 패색이 짙어지자 원인을 분석하기 시작합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는 것은 굉장히 현명한 태도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들이 나름대로 고심해서 내린 진단과 처방이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는 사실입니다.

“백성이 진영으로 돌아오매 이스라엘 장로들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어찌하여 우리에게 오늘 블레셋 사람들 앞에 패하게 하셨는고 여호와의 언약궤를 실로에서 우리에게로 가져다가 우리 중에 있게 하여 그것으로 우리를 우리 원수들의 손에서 구원하게 하자”(삼상 4:3)

그들은 역사를 고증했습니다. 광야 시절, 이스라엘이 전쟁을 치를 때 언제나 하나님의 법궤가 진영에 있었고, 가나안 땅의 여리고 성을 무너뜨릴 때도 법궤를 맨 제사장들이 앞장섰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로부터 교훈을 얻고 법궤를 진영으로 들여옵니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보호자이시지만 수호신은 아닙니다. 전쟁의 승리를 위해 법궤를 가져온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자신들의 수호신쯤으로 생각했습니다. 법궤가 있고 없고를 징크스의 일종으로 해석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그들에게 법궤는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도깨비 방망이였을까요?

법궤 속에는 하나님이 손수 쓰신 십계명 돌판과 하나님이 직접 내리신 만나와 하나님이 직접 싹이 나게 하신 아론의 지팡이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신령한 물건이 법궤 안에 들어있다 하더라도 하나님을 떠난 이스라엘 앞에서 법궤는 그저 싯딤나무로 만들어진 궤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읽고 있는 성경이 아무리 영적인 책인들 부적 다발과 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이 지신 십자가도 그저 장식품일 수 있습니다. 교회 건물은 어떨까요? 그 안에 참된 예배가 없다면 그냥 콘크리트 덩어리일 뿐입니다. 목사, 호칭만 목사이지 무당이 될 수도 있고, 헌금도 복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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