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신앙과 이해가 만나는 지점

“숫나귀는 고집이 세고, 주인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합니다. 걸음도 거칠어서 승차감이 영 별로입니다. 그러나 암나귀는 온순하고 말을 잘 듣습니다. 걸음도 숫나귀보다 부드럽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승용으로는 숫나귀보다 암나귀를 선호했고, 화물용으로는 숫나귀를 주로 사용했습니다.”(본문 가운데) 


사무엘상 9장

“사울의 아버지 기스가 암나귀들을 잃고 그의 아들 사울에게 이르되 너는 일어나 한 사환을 데리고 가서 암나귀들을 찾으라 하매 그가 에브라임 산지와 살리사 땅으로 두루 다녀 보았으나 찾지 못하고 사알림 땅으로 두루 다녀 보았으나 그 곳에는 없었고 베냐민 사람의 땅으로 두루 다녀 보았으나 찾지 못하니라”(삼상 9:3-4)

나귀는 당시 사람들에게 중요한 교통수단이었습니다. 그리고 주인의 경제력과 명예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그 사람이 얼마나 부유한가는 어떤 나귀를 타고 다니는지를 보면 대략 파악이 가능했습니다.

나귀에도 급이 있습니다. 숫나귀는 고집이 세고, 주인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합니다. 걸음도 거칠어서 승차감이 영 별로입니다. 그러나 암나귀는 온순하고 말을 잘 듣습니다. 걸음도 숫나귀보다 부드럽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승용으로는 숫나귀보다 암나귀를 선호했고, 화물용으로는 숫나귀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사울의 아버지, 기스가 잃어버린 것은 고급 세단이었습니다. 게다가 한 마리가 아니라 여러 마리를 잃어버렸습니다. 사울이 온 산을 다니며 찾아야 할 정도로 사울 가족에게는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암나귀들을 잃어버렸을 때, 암나귀를 찾아서 온 산을 헤집고 다닐 때, 사울은 몰랐습니다. 그 길이 하나님을 만나러 가는 길인지를 말입니다. 하나님이 자신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결정하셨다는 것을 알 리가 있었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은 차근차근 계획을 이루고 계셨습니다. 나귀를 괜히 잃어버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특이한 초대장이었습니다.

인생에 헛수고는 없습니다. 에브라임 산지와 살리사 땅과 사알림 땅과 베냐민 사람의 땅으로 두루 다녀 보았으나 찾지 못했던 것은 허탕을 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간표 안에서 딱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 당장에 알지는 못합니다. 단지 믿을 뿐입니다. 믿고 가다 보면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됩니다. 그렇게 믿는 것과 아는 일이 하나가 되는 신비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에베소서 4장1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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