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월요일 아침’ 박노해
월요일 아침이면 나는 우울하다
찌부둥한 몸뚱이 무거웁고
축축한 내 영혼 몹시 아프다
산다는 것이 허망해지는 날
일터와 거리와 이 거대한 도시가
낯선 두려움으로 덮쳐누르는 날
월요일 아침이면 나는 병을 앓는다
날카로운 호루라기 소리로 나를 일으키는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이 엄중함
나는 무거운 몸을 어기적거리며
한 컵의 냉수를 빈 속에 흘러보낸다
푸르름 녹슬어가도록 아직 맛보지 못한
상쾌한 아침, 생기찬 의욕, 울컥이면서
우울한 월요일 아침 나는 또다시
생존 행진곡에 몸을 던져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