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 한국정치⑧] ‘잔류민주’와 ‘이탈민주’···”총선 비교해 10명 중 4명 민주당 지지 철회”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그의 속내도 민주당을 떠났을까?

더불어민주당은 왜 졌을까요? 더불어민주당은 2012년 제18대 대통령선거와 2014년 제6회 동시지방선거에서 잇달아 패배한 새정치민주연합이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2015년 12월 문재인 당 대표 주도로 바꾼 이름입니다. 그 이후 민주당은 계속 이겼습니다. 민주당이 처음 진 건 2021년 4월 7일 실시된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였습니다.

당 이름을 바꾼 뒤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치른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제1당이 되었습니다. 집권여당 새누리당이 180석까지 차지할 거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전망은 150석 가까이 차지하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안철수계가 떨어져나간 민주당은 최악의 경우 80석에 그칠 수도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있었습니다.

언론과 전문가들의 예측을 깨고 제20대 총선에서 이긴 뒤 더불어민주당은 연전연승이었습니다. 박근혜 탄핵으로 실시된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이겨 행정권력을 차지했습니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압승으로 지방권력도 장악했습니다.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지역에서만 163석, 더불어시민당 비례 17석까지 180석을 차지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승승장구하는 동안 보수진영은 지지부진했습니다. 2017년 3월 박근혜 탄핵 이후 우왕좌왕하던 보수진영이 3년 만에 미래통합당으로 뭉쳤지만 지역구 84석으로 민주당의 거의 절반에 그쳤습니다. 미래한국당 비례 19석을 합쳐도 개헌 저지선 100석을 겨우 넘긴 103석에 지나지 않습니다. 보수정당 사상 가장 적은 의석입니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4차례 연속 이겼던 더불어민주당이 3·9 대선과 6·1 지방선거에서 잇달아 졌습니다. 민주당의 잇따른 선거 패배 원인을 민주당 서울시당의 용역결과보고서는 지난 5년 동안의 정치지형 변동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촛불집회와 박근혜 탄핵,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시민들이 민주당 잘못으로 떨어져나갔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여전히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강성지지층을 ‘잔류민주’로, 민주당에 등 돌린 시민을 ‘이탈민주’로 부릅니다. 잔류민주는 전체 유권자의 28~32% 이탈민주는 10~15% 정도이며 “총선과 비교해 10명 중 4명” 정도가 이탈했다고 추산합니다. 이탈민주는 주로 ‘2030남성, 50대 여성, 서울 도심과 동남권 거주자, PK지역, 중도·보수층’입니다.

2020년 제21대 총선까지 민주당을 지지했던 시민이 잔류민주와 이탈민주로 나뉘기 시작한 계기는 2021년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였습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에 실망한 이탈민주가 정권심판론으로 돌아서면서 민주당은 대선에서 졌습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커졌고, 민주당의 반성도 부족해 민주당은 지방선거도 졌습니다.

보고서는 두 차례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강성 지지층도 이탈 지지층도 제대로 잡지 못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보고서는 민주당이 살아나기 위해선 강성지지층과 이탈지지층 어느 한 쪽의 선택이 아니라 두 세력을 모두 복원해서 이들에 맞춘 전략을 다시 세우라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새겨야 할 내용으로 보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발명을 한 사람은 미국의 토머스 에디슨입니다. 1,093개의 미국 특허가 에디슨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는데 비공식적으로는 2,332개를 발명했다고 합니다. 아무리 발명왕이라 해도 에디슨이 발명을 척척 해낸 건 아닙니다. 수없이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노력했기에 그토록 많은 발명으로 인류의 삶에 기여할 수 있었던 겁니다.

실패에 대해 에디슨은 “실패한 것”이 아니라 “잘되지 않는 방법 1만 가지를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연구실에 불이 나서 다 타버리자 “지난날의 내 잘못은 이렇게 다 사라졌다. 이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가!”라고 했답니다. 혁신에 성공한다면 더불어민주당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해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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