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순의 추억과 사유] “권정생 선생님” 나직이 불러봅니다
안동시 일직면 조탑안길 57-12,
권정생(權正生, 1937~2007) 선생이 사시던 집,
이 작고 초라한 오두막집에서
대작 “강아지똥”, “몽실언니”를 쓰셨다.
작은 밥상에서 원고를 쓰다보면
책더미 틈에서 생쥐가 나와 돌아다녔다.
70년대 말, 정호경 신부 주관으로
안동독서회가 조직되어
마리스타수도회관에서 독서토론을 할 때
핼쓱한 얼굴로 벽에 기대어계시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모두가 함께 같은 방에서 잘 때
통증으로 신음하시던 그 소리를 어찌 잊으리.
조탑리 일직교회 옆 오두막집,
방문은 잠겨져 있고 마당은 쓸쓸하다.
뚫린 문구멍으로 들여다보니
영정사진만 탁자 위에서 빈 방을 지킨다.
‘권정생 선생님’이라고 가만히 불러본다.
당신의 넋은 지금 어디에 가 계실까.
나는 마당 가운데 서서 하늘만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