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재의 지선 전망대 D-41] 임기중 지방선거 두번 치를 윤석열 정부

 후보시절 강정마을을 방문한 윤석열 당선인

김대중 정부는 임기 5년 동안에 지방선거를 두 번이나 치렀습니다. 정부 출범 4개월 뒤인 1998년 6월 4일 제2회 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되었습니다. 임기 만료를 8개월 앞둔 2002년 6월 13일 제3회 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되었습니다. 선거 결과 임기 초에 치른 제2회 지방선거에서는 이겼고, 임기 말에 치른 제3회 지방선거에서는 졌습니다.

DJP연합을 통해 집권한 김대중 정부는 국민회의-자민련 공동정부였습니다. 제2회 지방선거 결과 공동여당이 크게 이겼습니다. 국민회의는 광역단체장 6곳, 기초단체장 84곳을 차지했고, 광역 4곳 기초 29곳을 차지했습니다. 선거 직전 광역 9곳 기초 154곳을 차지하고 있던 한나라당은 광역 6곳 기초 74곳밖에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2002년 지방선거 결과

대선 승리 효과와 새 대통령 취임의 컨벤션 효과로 제2회 동시지방선거에서 이겼던 새천년민주당은 임기 말의 제3회 지방선거에서는 크게 졌습니다. 민주당은 광역 2곳 기초 40곳이 줄어든 광역 4곳 기초 44곳에서만 이겼습니다. 제3회 지방선거 결과는 Δ한나라당 약진 Δ민주당 부진 Δ자민련 몰락 Δ민주노동당 역부족으로 요약됩니다.

한나라당은 16개 시·도 중 11곳에서 이겼고, 기초단체장도 호남과 충남을 제외하고 거의 전국을 휩쓸었습니다. 광역의회도 거의 대부분 한나라당이 다수당이 되었습니다. 처음 실시된 정당투표도 압도적 지지를 받았습니다. 특히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겼으며, 서울의 기초자치단체와 서울시의회에서도 압승을 거두었습니다.

민주당은 사상 처음으로 도입한 국민참여경선제도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 후보를 선출했습니다. 그러나 쇄신의 모습도 잠시, 다시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시민의 신뢰와 지지를 잃고 ‘노풍’도 약해지고 말았습니다. ‘반DJ 정서’에 편승한 ‘부패정권 심판’이라는 한나라당 구호가 시민에게 먹혀들어가 민주당은 참패했습니다.

공동여당이던 자민련은 이미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하는 군소정파가 되었습니다. 그 뒤 DJP연대가 깨졌고 제3회 지방선거를 계기로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뚜렷한 당의 색깔, 정책, 새로운 리더십 없이 지역정서에만 기댔던 자민련은 결국 되살아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국회에 진입하지 못했던 민주노동당이 자민련을 뛰어넘는 제3당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울산광역시장 선거에서 줄곧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다가 ‘반DJ 정서’가 한나라당에게 쏠리는 걸 막지 못해 안타깝게도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역부족이었던 민노당은 2년 뒤 총선에서 마침내 원내진출을 이뤘습니다. 제3당이었습니다.

윤석열 정부도 임기 중 지방선거를 두 번 치러야 합니다. 6월 1일 실시될 제8회 동시지방선거와 4년 뒤 2026년 6월에 실시될 제9회 동시지방선거입니다. 4년 뒤 치를 제9회 지방선거가 어떻게 될 것인가는 너무 먼 얘기라 미뤄두고, 6.1지방선거에서는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르지 않는 한 국민의힘이 이길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6.1지방선거 승리가 따 놓은 당상은 아닙니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 때 집권 새누리당의 패배를 예측한 언론과 전문가는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새누리당은 줄곧 정당지지도 1위였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열된 야당은 지지부진했습니다.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리라는 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선거 결과 180석을 목표로 삼았던 새누리당은 참패했습니다. 단 1석 차이였지만 100석도 힘들거라던 더불어민주당에게 제1당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와 제1야당의 분열만 믿고 자만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도 자만하거나, 겸허하게 민심을 대변하려는 노력에 소홀하다면 시민의 선택은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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