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재의 지선 전망대 D-43] 윤석열 ‘윤심’과 이재명 ‘이심’
역시 선거는 힘이 셉니다. 국민의힘 강원지사 경선에서 배제되자 단식농성 중이던 김진태 전 의원이 5.18 민주화운동과 불교계 관련 발언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2019년 2월 8일 김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 북한군이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공청회를 주최했습니다. 5.18 폄훼에 대해 국회 차원의 징계까지 거론됐지만 사과를 거부했습니다.
김진태 의원은 북한군 개입 여부를 제대로 밝히려 주최했을 뿐 공청회에 참석하지도 않았다며 지금까지 사과를 거부해 왔습니다. 공관위가 사과를 전제로 공천 재논의를 거론하자마자 바로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에 대해선 정치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조금 과했다. 인정한다”고 했습니다. 선거가 아니었다면 결코 사과하지 않았을 겁니다.
김진태 의원은 불교계에 대해서도 “고승대덕 및 불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습니다. 2015년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의 보호 요청을 조계종이 받아들이자 “‘공권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했던 발언에 대한 사과입니다. “국법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었다”고 꼬리는 달았지만 선거가 아니었다면 자세를 낮추지 않았을 겁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김진태 의원의 대국민사과가 진정성이 인정된다며 강원지사 후보 경선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황상무 전 KBS 앵커를 단수공천하기로 했던 결정을 뒤집은 겁니다. 경선배제 사유였던 막말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결정 번복의 사유로 내세웠지만 ‘윤심 공천’ 논란이 선거에 미칠 악영향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와 각종 의혹이 계속 불거지는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첫 내각 구성을 둘러싸고 ‘불통’ 이미지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경기지사 후보 경선과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도 ‘윤심 공천’ 논란이 있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 걸 피하기 위해서라도 강원도에서는 ‘윤심’ 논란을 차단하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심’이 거론되지만 미미합니다. 경선 배제 후보들의 반발도 그다지 강하지 않습니다. 김관영-김윤덕-안호영 3인 경선으로 결정된 전북지사 후보 경선에 배제된 송하진 현 지사는 정계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마지막 한 번의 서운함 때문에 당을 떠나면서 욕하고 호적·원적을 파 가는 건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겁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은 6.1지방선거의 최고 관심지역인 경기지사 후보 경선을 김동연 전 부총리와 안민석 의원, 조정식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 조정식 의원의 경선으로 결정했습니다. 권리당원 선거인단 50%와 안심번호 선거인단 50%가 반영되는 국민참여경선으로 하고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치르게 됩니다.
충남지사 후보 경선은 재선에 도전하는 양승조 현 지사와 황명선 전 논산시장이 맞붙게 됐습니다. 대전시장 후보경선도 2인 경선인데 허태정 현 시장과 장종태 전 대전 서구청장이 맞붙습니다. 세종시장 후보경선은 3선에 도전하는 이춘희 시장과 조상호 전 세종시 경제부시장, 배선호 세종시당 부위원장 등 3인 경선으로 결정됐습니다.
충북지사 후보자로는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단수 추천했는데 최종 결정까지는 많은 논란이 예상됩니다. “국민을 분노하게 한 부동산정책 실패의 책임이 있는 분, 부동산물의를 일으킨 분은 스스로 나서지 말아야 한다”며 지방선거의 공천 기준을 제시했던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심’ 논란도, 탈락에 대한 반발도 적지만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은 작지 않습니다. 전략공천을 논의하고 있는 서울시장 후보 문제는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입니다. 전국 선거에 영향을 미칠 상징성을 생각하면 더욱 어렵습니다. 약세지역인 경북과 3선의 최문순 현 지사가 떠나는 강원에 등록자가 없다는 것도 민주당의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