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균의 계축일기] 그 옛날 ‘자연’ 교과서의 ‘레그호온’과 ‘플리머드록’

플리머드록(Plymouth Rock) <사진 허정균>

관상용 닭을 키우는 어떤 분이 거금을 주고 관상용 닭 두 쌍을 샀는데 각시한테 혼날까봐 한 쌍을 내가 잘 아는 지인에게 기증했다. 그는 내가 분양해준 조선닭을 잘 키우고 있다.

그래서 그 관상닭이 알을 꼬박꼬박 낳았는데 우리 조선닭이 알을 품겠다고 해서 그 지인에게서 관상닭 알 10개를 얻어다 안긴 것이 작년 12월 17일이었다. 지난 1월7일 8마리의 병아리가 깨어났다. 자라면서 본연의 털 색깔이 드러나는데 검은 색 4마리, 희고 알록달록한 색 4마리이다. 검은색 4마리 중 1마리가 흰 반점으로 뒤덮힌 색으로 바뀌었다. 나의 멘토이신 윗집 아저씨 보더니 ‘꿩 병아리’라고 하셨다. 옛날부터 키워온 재래종이라 하셨다.

레그호온(왼쪽)과 플리머드록(오른쪽) <사진 허정균>

이상하게 생각돼 초등학교 다닐 때 배운 닭 품종을 떠올렸다. 기억에 남는 게 레그호온과 플리머드록이다. 새하얀 색의 레그호온은 잘 안다. 어머님은 이를 ‘뇌공닭’이라 부르셨는데 “뇌공닭 들어오던 해 조상들이 제삿밥을 못찾아 드셨다”고 말씀하셨다. 시계나 라디오도 없던 농촌 벽지에서 닭이 울어야 제사를 파했던 시절, 조선닭은 정확히 자시에 우는데 이 외래종은 초저녁부터 울어제낀 것이다.

플리머드록을 검색해보았다. 웃집 아저씨 꿩닭이라 하시는 아래 사진의 닭과 색깔이 일치했다. ‘Plymouth Rock’이 본 이름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어느 농부가 처음 개량한 품종으로 우리나라에는 1909년에 들어왔는데 한국에서 한때 멸종됐다가 일본에서 다시 들여온 일부가 있고 어느 연구소에서 교잡종을 교배해 순종에 가까운 것을 얻는데 성공했다 한다.

이 닭도 유전자가 섞여 있다가 이번에 특징을 드러내며 세상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 닭을 조선닭과 분리해 키워야겠다. 그러려면 계사를 하나 더 지어야 한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