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농약·무비료·무제초제···’3무농법’·생명농업의 본거지는?
[아시아엔=김제경 한농제약 대표] 우리 몸은 늘 자연적인 것을 찾고 있지만, 주위의 농산물들은 고수익에 맞춰 대량생산을 위해 철저히 준비된 것들이다. 그나마 큰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것이 유기농산물이란 검증기관의 인증을 받은 농산물이다.
하지만, 역시 제일 좋은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산천에서 자란 자연재배 농산물이다. 그러나 산업구조가 농경사회에서 중공업으로, IT산업으로 발전하면서 그런 생활은 꿈도 못 꾸는 게 현실이다. 결국 전문적인 생명농업을 선도하는 전문 농업인이 생산하는 농산물이 그나마 제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일 것이다.
필자는 1995년 6월부터 경북 울진군 서면 왕피리에 들어가 무공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유기농업 육성법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三無 농법을 통해 무공해 농사를 시작했다. 그때의 슬로건이 무농약, 무비료, 무제초제였다.
그런 각오로 삽을 뜨기 시작한 곳이 경북 울진, 청송, 상주, 문경, 봉화, 강원 평창, 원주, 전남 장흥, 전북 완주, 경남 산청 등에 자리 잡았다. 이를 총칭해서 ‘한농마을’이라 하였고, 이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10년 넘게 유기농매장이나 백화점, 대형마트에 유통하며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이곳에선 농산물을 아기처럼 키우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먼저 울진 농장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울진 농장은 첩첩산중으로 과거 몇몇 왕이 이곳으로 피난 왔다 하여 왕피리란 이름이 붙었다. 한마디로 최고의 청정지역인 셈이다. 교통편이 안좋아 농장 안에 거주민만 조심하면 유행성 조류독감 같은 유행성 바이러스도 근접하지 못한다.
왕피리에는 1995년부터 한농회원이 완전한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해 지금은 토양이 완벽히 살아 있다. 그곳을 흐르는 왕피천도 당시보다 수질은 더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내가 먹지 않는 것은 남에게 권하지도, 팔지도 않겠다”는 창립 당시의 초심과 “안 되면 갈아엎을지언정 반칙은 하지 말자”는 굳은 각오가 4반세기 넘게 굳세게 지켜지고 있다.
이곳에는 한농회원이 아닌 분도 거주하고 있는데, 이들도 2005년 울진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 때부터 친환경으로 농장 관리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넓은 지역이 자동으로 친환경특구가 되었다. 환경 당국이 생태경관 보존지역으로 선정하여 직접 환경감시 및 관리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야채는 씻지 않고 먹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그야말로 청정 농산물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런 원료로 만든 음식이 바로 보약이 되는 것이다. 공해에 찌든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진짜로 필요한 음식 원료라 하겠다.
내친 김에 경북 청송농장도 소개한다. 10만평 규모에 이곳도 화학비료 한 톨 안 뿌리고, 맹독성 농약이나 제초제 한 번 뿌리지 않고 20년 넘게 공들인 농장이다. 2000년에는 전국 퇴비 부문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우수시범마을로 선정됐다.
신토불이란 말처럼 우리 몸은 흙과 닮은 점이 많다. 흙을 만지면서 우리 몸을 더 깊이 알게 된다. 흙 속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살아간다. 미생물이 많아야 땅이 부드러워지고 농사도 잘 된다. 그런데 맹독성 농약, 제초제, 화학비료로 식물을 키우고 농장을 관리하면 유익한 미생물이 자리를 잃게 된다. 미생물이 사라진 땅은 딱딱하게 굳어 죽은 땅이 된다. 이런 토양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영양 성분에 큰 차이를 보인다.
우리의 몸도 이와 같다. 장내腸內 미생물이 많이 존재해야 하건만 화학조미료, 식품첨가물, 산성식품인 음료수 등을 가리지 않고 먹어 체내에 있는 유익한 균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결국 대장 내 환경은 딱딱하게 굳어 변비를 일으키고, 변비는 온갖 질병을 낳으며 비만과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