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간 철수와 평택 미군기지

평택 주한미군기지 <일러스트=연합뉴스>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바이든이 국익이 없는 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한다. 패권국이 여러 나라에 개입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나, 미국은 지나친 것이 있었다. 이제 중국의 부상이 장난이 아니다. 중국의 일대일로를 견제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밖에 없다.

부동산을 영어로 real estate라고 한다. ‘진짜 재산’이라는 뜻이다. 영국 귀족들은 성을 가지고 있다. 직장인의 꿈은 개를 기르고 같이 전원을 거닐며 은퇴생활을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진짜 부자는 땅 부자다. 사채놀이로 돈이 많은 자를 부자로 보지 않는다.

미국이 한국에 남아 있을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은 최대이자 최고의 해외 미군기지인 평택기지다. 동두천에 있던 제2사단이 평택으로 옮겼으며 연합사, 주한미군사, 8군사 등의 지휘시설이 집중되어 있다. 평택의 제2함대 기지와 오산기지에는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해공군 전력이 전개돼 있다.

노무현 시대에 제주도에 전투함 20여척과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민관 복합형 관광미항을 건설했다. 장병과 가족을 포함해 7500명의 상주 인원이 거주한다. 제주도에서 민간인 반대가 많았고 지금도 끊이지 않으나 노무현 정부는 강행했다. 주한미군에 비판적인 것으로 알려진 노무현 정부로서는 뜻밖이었다. 제주도내 제2국제공항 예정지 서귀포에는 괌이나 오키나와에 배치되는 전략 공군이 추가로 배치될 수도 있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개입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9.11테러에 복수하는 이외에 미국 국익이 걸려 있지 않았다. 아프간 여성이 부르카를 쓰든 말든, 여성이 교육을 받든 말든 스스로의 몫이지 미국이 걱정할 일이 아니다.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확대와 미국의 생활양식 확대에 너무 신경을 써왔다. 바이든은 이제 깨어나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서 물러나려고 하던 때가 잠시 있었다. 한국에도 미국, 캐나다로 가족을 빼돌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한국에 여전히 근거를 남기고 있었다. 제3공화국 시대에 한국이 싫어서 나간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세계 최고의 대중교통과 싼 운임은 드물다. 65세 이상은 지하철이 공짜라는 것이 외국에서 꿈이나 꿀 수 있는가? 수려한 국토는 말할 수 없는 장점이다. 기후문제를 걱정하는 것은 선진국도 같이 안고 있는 여유로운 문제일 뿐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미군이 한국에서 줄어들 가능성은 있어도 철수할 가능성은 없다. 지상군은 필수이며 4성 장군이 필요하고 현재 제2사단이 적정규모다. 한미연합사가 어떻게 변경되더라도 세계를 상대로 하는 정보와 전략 자산은 미군만이 제공할 수 있다.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에 대한 8.18보복은 미국의 강력한 의지와 능력을 과시했다. 우리 특전사도 힘을 합쳤다. 김일성은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채널마다 그들이 주인공인 인기TV프로가 있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것도 개선되고 있다. 문제는 구세대다. 하지만 그들은 조만간 떠날 것이고 미래를 짊어질 사람들은 젊은이다. 그들은 다르다.

2015년 8월 12일 아프가니스탄 동부 낭가하르주 코그야니에서 미군들 위로 나토군 헬기가 기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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