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다산부대’ 아프간 파병과 바이든의 미군 철수

아프간에 파견된 다산부대 <사진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파견은 노무현 정부에서 이루어졌다. 어떠한 정부가 들어서든 한미관계는 돈독할 수밖에 없다. ‘전통적 한미관계’란 이를 말한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냉전 이래 유럽이 전쟁의 주역이었다. 마지막까지 남은 미국만이 실패의 잘못을 뒤집어쓰고 있지만 아프간 전쟁은 유럽의 가장 오랜 전쟁이었다. 다행히 한국은 적절하게 빠져나왔다.

아프간 파병은 전투가 아니라 평화지원이 임무였고 부대도 공병과 의료지원이 주가 되었다. 주둔지는 미국의 경비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바그람이었다. 병력을 바그람에 배치하는 것부터 엄청난 작전이었다. 롬멜의 독일군과 같은 규모의 사막작전이 합참의 통제 아래 이루어졌다.

부대는 다산부대로 명명되어 율곡계획과 더불어 정약용이 다시 언급되었다. 다산부대는 평화지원이 건설과 의료 지원이 주임무였는데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06년에 이르러 철수가 불가피했다. 유럽 대부분 국가가 철수했다. 동유럽에서 벌어지는 코소보 분쟁과 ‘제국의 무덤’ 아프간은 달랐다. 미국만이 홀로 남아 있었다. 아프간전쟁은 2001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의 최장전쟁이었다. 아프간전쟁은 아프간 국민들이 지지하는 전쟁이 아니었다. 아프간 정부도 전쟁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 이들에게 돈을 쏟아 붓는 것은 잘못 되었다.

아프간전쟁은 나토가 유럽 방위의 핵심이고 미국이 나토의 주축일 때와 완전히 달랐다. 소련이 몰락하여 유럽이 여유 있어 벌이는 역외 전쟁이었다. 캐나다와 유럽의 중장들이 지휘관을 맡다가 미국 대장들이 맡으면서 아프간전쟁은 미국의 전쟁이 되었다.

한미연합사 사령관 캠벨도 여기에 왔다. 할리우드에서는 아프간전쟁과 관련된 몇 편의 작품을 만들어 대중의 관심을 이끌었으니 문제를 파악하는데 있어 정치인이나 장군보다 선구적이었다.

탈레반이 카불은 장악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저항한다고 하는데 이전 탈레반이 통치할 때에도 굴복시키지 못했다. 이제 탈레반이 미국의 곤혹을 떠맡아야 한다. 아프간 사람은 다른 시간대, 다른 행성에 사는 사람과 같았다. 정상적으로는 파악이 어려웠다. 이슬람 자체가 서구인에게 어려웠다.

탈레반은 그중에서도 독특한 변종이다. 이들이 언제, 어떻게, 인류공동의 세계에 동참하는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한국은 다산부대의 인연과 경험을 살려 인도적 문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한국과 관련 있던 아프간 난민에 대해서도 지혜로운 처리를 해야 할 것이다.

아프간전쟁은 미국으로서는 베트남전과 같이 근본적으로 다시 복기를 해보아야 한다. 바이든은 오바마와도 함께 전쟁의 시종을 따져 보아야 한다. 전쟁이 여기 이른 데에는 국제정치학자들 책임도 있다. 현재 설리반을 비롯해서 국가안보 보좌관 대부분 그들에게서 나왔기 때문이다.

원로 키신저는 무어라고 할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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