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의 범죄학] 절도, 주요 형법범의 50%, 소년비행의 80%

소년범의 경우 손 씻고 그만 두려는지, 계속 훔치려는지, 흉악범이 되려는지 예측불허다. 형사정책에 달려 있다. <이미지 서울용산경찰서 제공, KBS 재인용>

[아시아엔=김중겸 전 경찰청 수사국장, 치안발전포럼 이사장] 절도는 주요 형법범의 50%, 소년비행의 80%를 차지한다. 절도범 성격이 무색無色이라 보는 정신의학자도 있다. 흔하고 평범한 범죄인 까닭에 초기단계에서는 다른 악에 물들지 않기도 한다.

대부분 범죄자가 훔치는 것에서 출발한다. 기초범죄다. 이를 토대로 흉악범으로 변모해 나갈 소지도 다분하다.

소년범의 경우 손 씻고 그만 두려는지, 계속 훔치려는지, 흉악범이 되려는지 예측불허다. 형사정책에 달려 있다.

아샤펜부르크는 20세기 전반기 독일 범죄사회학파를 이끈 학자다. 초범, 재범 구별 없이 모든 범죄자를 범행양식에 따라 모두 6종으로 구분했다.

그에 따르면 (1)우발偶發 (2)격정激情 (3)기회機會 (4)사전모의事前謀議 (5)누범 累犯 (6)직업職業 범인 등이다.

순수절도범

35세까지 일생 동안 훔침에만 종사하면 다른 범죄에 손대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 나이 넘어도 변함없다. 순수절도범純粹竊盜犯이다.

형무소 생활에 특징이 있다. 규칙 잘 지키고 무반칙無反則에, 환경에 순응하고 수동적이다. 지능은 평균이거나 조금 아래. 정신박약과 마약의존은 드물다.

훔침만 반복하는 이유는 사회생활 하는 데 어려움 있고, 폭력범이나 지능범이 되기에는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성장과정은 어려서 어머니 잃은 예가 많다. 애정결핍과 악착같이 살려는 생명에너지가 결여돼 어렸을 때의 습관이 일생 간다.

훔침은 유아기 애정결핍에 대한 보상이다. 애정욕구 충족행동이다. 잡초 같은 인생이라면서도 장밋빛 인생은 꿈에 간직한다. 스스로 하찮은 인생, 파리(fly)라고도 하지만 직업범인이라 자부한다.

빼앗기와 훔치기의 차이는?

기구한 운명이 많다. 1668년 미 매사추세츠주 항구마을 세일럼에서 부유한 상인 길버트 핀치언이 매슈 몰을 고발했다.

가난한 몰의 마당에 샘이 있었다. 맑고, 신선하고, 맛있는 샘물로 끊임없이 솟아올랐다. 동네사람들에게도 개방했다. “받아다 먹으세요.”

핀치언은 죽을 때까지 펑펑 써도 남을 정도의 돈 가지고 있었다. 몰의 샘이 탐났다. 마술사라고 모함했다. 재판관과 배심원을 매수해 교수형 당하게 만들었다.

형 집행 하던 날 주민들이 그 욕심 아는 터라 “사람 죽여 샘물 차지하면 온전할까? 아마도 피 토하리라” 소곤댔다.

몰의 샘 있는 곳에 신축한 대저택에 입주한 날 밤 핀치언은 뇌일혈로 죽었다. 입과 코에서 흘러나온 피가 흰 셔츠 붉게 물들였다. 빼앗기와 훔치기의 차이는? 훔쳤다고 이렇게 죽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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