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미대입시생 최적 길잡이, 유장열의 <미대입시 ‘64’>
[아시아엔=심형철 <매거진N> 편집위원, <지금은 중국을 읽을 시간> 등 저자, 오금고 등 중국어과 교사 역임] 미술을 전공하고, 미술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 묵직한 주제를 쉽고 유쾌하게 들려주는 책, <미대입시 ‘64’>가 도서출판 민규에서 출간됐다.
‘미술교사의 64가지 조언’이란 부제를 달고 출판된 이 책은 “어떻게 해야 미술작가가 자신만의 철학을 담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미술은 소통의 도구이다. 미술은 더 이상 특정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작가와 대중, 자신과의 소통을 위한 수단이다. 미술 작품은 고도의 훈련과 부단한 연습뿐만 아니라 사회의 인습과 기존 관념을 벗어난 특별한 사고력을 지니고 있는 사람에 의해 탄생한다. 즉 어릴 때부터 밀도 있는 연습으로 배양된 스킬과 함께 누구와도 같지 않은 자신만의 철학을 작품에 담을 수 있는 사람이 모두를 감동시킬 수 있는 작품을 창조한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미대입시 노하우를 안내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책의 핵심 내용은 미술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에게 대학 입학이라는 것에 목적을 두지 말라고 조언한다. 대학은 자신이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지나가는 하나의 관문일 뿐 목적이 될 수 없다. 하지만 대학생활은 오롯이 자신의 내면을 성장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니 대학은 안 가는 것보다는 가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대학입학, 특히 미대입학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왜? 준비하는지, 그리고 평생 미술을 직업으로 삼는 것에 대한 마음가짐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종합안내서가 바로 <미대입시 ‘64’>다.
저자는 ‘그림’을 ‘물고기’에 비유하여 이야기를 풀어간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과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의 차이를 통해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입시를 위한 조기 교육은 창의성을 기대할 수 없기에 지양해야 한다. 그리고 창의성은 예술가에게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라고 조언한다. 이를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세상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라고 말한다. 사회의 통념, 관습, 그리고 늘 그래왔던 것에 대한 부정을 통해 세상에는 정답이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그림에 자신의 철학이 없다면 그것은 기술자일 뿐 예술가가 아니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타고난 천재가 아닌 이상, 자신의 작품에 자신만의 철학을 담으려면 분야를 막론한 독서를 통해 과학과 인문학을 작품에 녹여내야 한다는 것이다. 미술을 한다는 의미는 창의성과 고유한 철학을 표현한다는 것과 같은 것이니 평생을 통해 연마하려는 성실함과 노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 유장열은 서울 지역 고등학교에서 30여년간 미술교사로 재직하였다. 특히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 송파구 소재 오금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로 재직하며 미술과정 운영을 통해 재능과 열정이 있는 학생들을 발굴하여 꿈을 향해 도전하도록 용기를 불어 넣었다.
다채로운 커리큘럼 운영, 논술 및 토론 등의 수업으로 학생들의 사고력을 성장시킨 결과 해마다 서울대, 홍익대, 국민대 등 유명 미술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그의 열정적이고 체계적인 지도에 많은 미술대학 지망생들이 모여들었고, 지속되는 뛰어난 대입 결과로 오금고는 미대입시의 메카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나 그 핵심을 들여다보면 단지 명문대 합격자 수가 늘어난 입시 결과 때문만은 아니었다. 저자는 당장의 입시 결과보다 학생 스스로 자신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재능을 계발하며 미래를 위해 어떤 자세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는데 역량을 집중하였다.
진로문제를 고민하는 학생들과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고민해온, 미술전공 학생이 지녀야 할 자세와 각자에 맞는 입시방법, 그리고 소통의 노하우를 누구나 공유할 수 있도록 <미대입시 ‘64’>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