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대로 알기] 신칸센, 최고속·안전성 ‘일본 자부심’···외국인은 JR패스 ‘추천’

[아시아엔=심형철, 이선우, 장은지, 김미정, 한윤경 교사] 일본에 지진이 나면 항상 이런 기사가 뜬다. ‘진도 ~의 지진이 있었으나 신칸센 운행에는 영향이 없다’, ‘지진에 의한 정전으로 신칸센의 운행이 중지되었다’ 등. 신칸센이 일본의 철도 이름이라는 건 상식이다. 하지만 신칸센이 어떤 철도인지, 일본에 자연재해가 있을 때마다 주요 언론에서 왜 신칸센 운행 소식부터 가장 먼저 발표하는지 자세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신칸센 지도를 보면서 신칸센에 대해 한번 알아본다.

신칸센은 일본에서 ‘일본의 대동맥’이라고도 불릴 만큼 중요한 철도다. 길게 늘어선 일본의 모든 대도시를 연결하고 있다. 2016년 기준, 7개 노선(위부터 홋카이도, 도호쿠, 죠에츠, 호쿠리쿠, 도카이도, 산요, 규슈)과 미니신칸센 2개 노선(야마가타, 아키타)으로 총 길이는 3041km에 달하고 연간 이용자 수는 3억 6,000만명에 이른다. 신칸센(新幹線)은 한자 그대로 새로운 간선철도라는 뜻이다. 이전에 있던 철도와 가장 큰 차이점은 속도로, 최고속도가 시속 320km에 이르는 고속철이다.

신칸센은 높은 속도를 내기 위해 새로운 선로를 만들었는데 기존의 선로(폭 1,067mm)를 사용한 게 아니라 새로운 규격의 전용 선로(폭 1,435mm)를 건설했고, 전압도 기존 20,000V에서 25,000V로 높이는 방식을 사용했다. 기차의 형태도 높은 속도를 내는데 적합하도록 기존의 네모난 기차 모양과 다르게 앞이 길게 빠진 비행기와 같은 유선형으로 개발했다.

가장 먼저 개발된 노선은 도쿄와 신오사카를 연결하는 도카이도 신칸센(JR도카이)으로 1964년 개통됐다. 한국의 KTX 가 2004년 처음 운행됐으니 40년 먼저 개발된 셈. 신칸센은 전세계에서 최초로 개발된 고속철도일 뿐만 아니라 2018년 현재까지도 일본 내에서 시설 결함으로 인한 사상자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인들이 자부심을 가질 만하지 않을까 싶다. 2018년 10월 대만에 수출한 신칸센이 설계 결함으로 노선 이탈 사고가 발생하여 무사고 명성에 흠집이 나고 말았지만, 2015년 개통 준비 중이었던 리니어 신칸센의 시험운행에서는 최고시속 603km를 기록, 프랑스 떼제베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열차로 등극하며 일본의 철도 기술력을 전 세계에 다시 한 번 알렸다.

신칸센은 원래 국가에서 운영하던 일본 국유철도였다. 그런데 1960년대 중반부터 항공기 여객이 증가하고 신칸센 설비와 정비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면서 적자가 심해져 1987년 철도의 분할 민영화가 이루어졌고, JR(Japan Railways)이라는 회사가 이를 이어받아 각 지역 철도로 분리 운영하고 있다.

신칸센 지도에 보면 왼쪽에 색깔별로 JR홋카이도(北海道), JR히가시니혼(東日本), JR도카이(東海), JR니시니혼(西日本), JR규슈(九州) 이렇게 쓰여 있다. 이게 다 각각 운영되는 회사라 신칸센 노선마다 운영 주체가 다르다고 보면 된다.

도쿄를 기점으로 전국 곳곳으로 뻗어나가는 신칸센이 정말 많다. 재미있는 점은 열차마다 예쁜 이름도 붙어 있고 고유색으로 표시돼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전광판을 보면 어느 지역으로 가는, 어떤 종류의 열차인지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열차 속도는 중간 정차역 개수에 따라 다른데 초특급 열차의 경우 주요 몇 개 역 외에는 서지 않는다. 이 모든 열차 중 에서 가장 빠른 열차는 도호쿠 신칸센(JR히가시 니혼)으로 시속 320km의 하야부사다. 도쿄~하코다테 구간 823km를 3시간 59분에 주파 가능하다.

문제는 이 신칸센 요금이 너무 비싸서 비행기와의 경쟁력에서 뒤진다는 점이다. 가장 많은 승객이 이용한다는 도쿄~신오사카 구간의 경우 1등석인 그린석 요금이 원화로 20만원에 가깝다. 이 구간은 저가항공을 타면 편도 10만원에도 가는 구간이다. 하지만 공항까지 이동 시간, 비용 및 수속의 번거로움 때문에 이 구간은 신칸센의 점유율이 85%에 달하는 효자구간이다.

그런데 도쿄~하코다테 구간의 경우 열차를 정말 좋아해서가 아니라면 굳이 탈 이유가 없다. 비행기로는 10만원 정도이고 시간도 1시간 40분이면 가는데, 신칸센은 네 시간 가까이 걸리고, 비용도 가장 저렴한 요금이 2만엔(약 20만원), 1등석인 그린클래스는 36,000엔(약 36만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이 구간 신칸센 점유율은 10%밖에 되지 않는다. 당연히 운행하는 회사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신칸센이 일본 최고의 철도이긴 하지만 비싼 요금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계속 발전하는데 걸림돌이 될 거란 얘기가 많다. 

그런데 이런 비싼 신칸센을 외국인은 조금 싸게 이용할 수 있다. 바로 ‘JR패스’로 신칸센을 비롯한 JR의 모든 노선의 열차는 물론 도쿄 모노레일, 각 지역의 버스까지도 이용할 수 있는 종합이용권이다. 외국인만 구매 가능한 패스라 여러 지역을 여행하고자 하는 외국인 여행자에게는 효자 티켓이다. 

만약에 도쿄와 오사카를 1주일 동안 여행한다고 치면 도쿄~오사카 신칸센 왕복 요금만 27,240엔인데 JR패스라면 29,110엔으로 도쿄, 오사카는 물론 도쿄 근교, 오사카 근교까지 JR이 연결된 곳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단, JR패스로는 초특급 열차인 노조미와 미즈호를 탈 수 없고 보통석 티켓은 열차가 만석일 경우에 못 탈 수도 있다. 그린석 티켓은 좌석을 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니, 꼭 그 시간에 타야 하는 열차라면 그린석 패스로 구매하길 추천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고속철인 신칸센에 올라 일본 철도의 명물 에키벤(?弁, 철도 도시락)을 먹으며 일본 전역을 둘러보는 멋진 여행, 코로나가 끝나면 한번 해볼만…<출처=지금은 일본을 읽을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