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백신 확보②] 집단면역 형성 위해 충분한 인구가 접종 맞아야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전 세계적으로 백신 플랫폼(platform) 기술을 사용하여 코로나19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있다. ‘백신 플랫폼’이란 백신에서 특정 항원이나 유전정보 등만 바꾸어 백신을 개발하는 기반 기술로, 이를 활용하면 백신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의 종류에는 바이러스 벡터(viral vector) 백신, 불활화(不活化) 백신, DNA 백신, RNA 백신, 재조합 백신, 바이러스 유사입자(virus-like particle) 백신 등이 있다.
백신 접종에 의한 코로나19 예방 원리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백신의 항원(抗原) 성분들이 면역세포(B 세포)를 자극한다. △자극된 B 세포에서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는 중화항체(中和抗體, neutralizing antibody)를 만들어 몸속에 보관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침입하면, 몸속의 중화항체가 침입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B 세포는 백혈구(白血球)에 속하는 림프구의 일종으로 항체를 생산하는 면역세포다.
항원(antigen)이란 사람 몸에서 항체를 생성하기 위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물질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생기는 경우 바이러스 항원(virus antigen)이라고 한다. 항체(antibody)는 항원에 대항하기 위해 혈액에서 생성된 당단백질(糖蛋白質, glycoprotein)이다. 당단백질은 당과 단백질이 결합한 것으로 단백질이 주성분이다. 당 부분은 2-6종류의 단당이며, 단백질과 공유 결합한 복합단백질이다.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인체에 무해한 바이러스(아데노바이러스 등)를 운반체(벡터)로 삼고 여기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유전자(spike gene)를 끼워 넣어 체내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백신이 인체에 들어가면 스파이크 단백질 부위만을 생성함으로써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이다. 대표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얀센(존슨앤드존슨) 백신 등이 있으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침팬지에게만 감염되는 아데노바이러스를 전달체로 사용한다.
RNA 백신은 항원 유전자를 RNA 형태로 주입해 체내에서 항원 단백질을 생성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이다. RNA는 세포의 핵 속에 있는 두 종류의 핵산 중 하나로, 유전자 정보를 매개하고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대표적이다. 제조 기간이 짧아 신속한 대량생산이 가능하나, RNA 분해효소(ribonuclease)에 주성분인 RNA가 쉽게 분해돼 안정성이 좋지 않다. 이에 mRNA 백신을 운반할 때는 극저온(極低溫) 콜드체인(cold chain)이 필요하다.
재조합 백신은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항원 단백질을 직접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백신 플랫폼 중 하나다. 재조합 항원 단백질만으로는 면역반응이 낮을 수 있어 일반적으로 면역증강제가 포함된 체형이 필요하며, 오랜 기간 사용돼 안전성이 높은 백신으로 알려져 있다.
불활화 백신은 바이러스를 사멸시켜 항원으로 체내에 주입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전통적인 백신 플랫폼이다. A형 간염백신, 주사용 소아마비 백신, 일본뇌염 백신 등 다수의 백신이 이 방식을 활용해 개발되었다. 코로나19 백신으로는 중국에서 지난해 7월 22일에 허가된 시노팜 백신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2월말 접종 예정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999년 영국 제네케(Zeneca)사가 스웨덴 아스트라(Astra)사를 합병해 만든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사가 옥스퍼드대 연구팀과 함께 개발했다. 인체에 무해한 아데노바이러스가 항원을 사람 세포에 전달해 항체를 만들어내는 원리로 작동된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체내 침투하면 항체를 형성해 바이러스를 중화·제거한다.
접종방식은 두 차례 각각 0.5mL씩 접종하며, 1차 접종 후 4-12주 이후에 2차 접종을 한다. 접종 대상은 18세 미만에 대한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가 없기 때문에 18세 이상이 접종 대상이다. 임신부는 접종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진단이 있어야 한다. 급성 중증 발열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접종을 미루는 게 좋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명분(2000만 도스/dose)을 도입할 예정이며, 가격은 4달러 기준 총 8000만달러(약 870억원)이므로 화이자 백신의 5분의 1 가격이다. 백신 보관은 섭씨 2-8도에서 6개월 보관이 가능하므로 독감 백신과 보관 온도가 비슷해 기존 백신 운송과 접종체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한편 화이자 백신은 6개월간 보관하려면 영하 70도의 초저온 보관을 해야 하며, 모더나와 얀센도 영하 20도 보관이 원칙이다.
백신의 예방효과는 △아스트라제네카 70.4%(임상 중간 결과) △화이자 95%(최종) △모더나 94.1%(중간 결과) 등이며, 얀센의 중간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mRNA 백신으로 지금까지 한번도 상용화된 적이 없는 기술이며, 95%는 깜짝 놀랄 만큼 좋은 결과다. 그러나 백신은 효능, 접근성, 수용성, 경제성 등을 모두 고려해야한다.
코로나 예방접종을 1회는 아스트라제네카, 2회는 화이자 백신을 맞는 ‘교차 접종’은 임상에서 증명되지 않았으며, 같은 백신을 두 차례 맞는 것보다 위험할 수 있다. 우리나라 보건당국은 같은 백신 2회 접종 방침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접종자가 백신을 골라 맞는 것은 어렵다. 코로나 예방 접종은 2회 접종이 대부분이며, 두 번째 접종을 한 뒤 2주는 지나야 면역이 형성되므로 예방 접종 후에도 마스크는 계속 착용해야 안전하다.
2020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벌어진 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유행했고, 코로나 백신도 개발되었다. 코로나19 유행을 종식시키기 위하여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는 충분한 인구가 예방 접종을 맞아야한다. 집단면역이 형성되어야만 팬데믹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