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①] 치료제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백신’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국내외에서 한창 진행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23일 코로나19 백신의 후보물질 발현에 성공, 본격적인 동물 효력시험 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의료’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이 세계적 대유행이 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집중되고 있다. 치료제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백신이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개발은 사스(SARS), 메르스(MERS) 등의 감염병을 겪으면서 여러 차례 개발에 착수했으나 아직 개발된 백신은 없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진행된다면 1년 안에 백신 대량생산에 돌입할 수 있지만, 최대 2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빌&멀린다게이츠재단’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처에 2억5000만달러(약 3083억원)를 기부했으며, 향후 자신의 재단이 코로나19 대처에 전적으로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4월 23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터프츠대학병원, 뉴욕 장로병원 등 주요 대형병원 의료진은 최근 화상회의에서 병원마다 COVID-19 환자 중 일부에서 혈액이 응고하는 현상이 관찰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애틀랜타주 에모리대학병원 산하 병원 19곳에서는 중중환자 중 혈액이 뭉치는 현상이 멈추지 않는 사례가 공통으로 발견됐다.

병원 의료진이 이들 환자들에게 항응고제(抗凝固劑), 혈액 희석제(稀釋劑)를 투여하였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고, 혈액투석기가 하루에 수차례 막히는 일까지 벌어졌다. 사망자를 부검하면 폐 속에 미세한 혈전 수백 개가 가득 한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우한 폐렴’이 발병된 후 초기에는 호흡기 바이러스로 여겨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폐뿐만 아니라 신장, 심장, 내장, 간, 뇌 등을 공격하는 위험한 바이러스라는 정황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3월 19일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다”며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에 대해 언급했다. 이후 공개석상에서 50차례 가까이 이 약물에 대해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 약품들을 코로나 치료제로 긴급사용승인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4월 24일 식품의약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의 선물’이라며 극찬하면서 홍보한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에 대해 심각한 부작용 가능성이 있다며 광범위한 사용을 자제하라는 공개 경고에 나섰다. 즉, 해당 약물로 치료받은 환자들이 ‘심각한 심장 박동 문제’를 보였다는 임상연구들이 있다.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말라리아, 루푸스(lupus, 자가면역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등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돼온 약물이다. FDA 경고는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대 공동 연구팀이 보훈병원에 입원한 코로나 감염증 환자들의 의무기록을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한 환자들이 비(非)복용 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가장 유력한 코로나 치료제 후보는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가 개발한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이다. 렘데시비르는 원래 길리어드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다가 수백명 이상을 대상으로 약물의 안전성과 약효를 최종적으로 판정하는 임상시험 3상(相, phase)에서 실패한 약이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길리어드는 1996년 신종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개발한 제약사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는 미국 뉴욕의 노스웰병원이 지난 4월 7일부터 가슴쓰림(heart-burn) 약으로 널리 쓰이는 파모티딘(약품명 Pepcid)이 코로나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는 임상시험(1174명 목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존슨앤존슨이 개발한 파모티딘은 가격이 저렴해 중국의 가난한 농부들이 만성 가슴쓰림 증세를 치료하기 위해 많이 복용한다. 중국인 코로나 환자를 조사한 결과, 파모티딘 복용 환자는 코로나 사망률이 14%로, 다른 환자의 27%보다 훨씬 낮았다.

코로나 같은 유전정보가 리보핵산(RNA)으로 이뤄진 바이러스의 가장 큰 특징은 체내에 침투한 뒤 바이러스를 늘리기 위해 유전정보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잘 일어난다. 유전정보를 담당하고 있는 핵산이 디옥시리보핵산(DNA)인 DNA바이러스에 비해 RNA 바이러스는 유전정보를 한 번 복제할 때 돌연변이가 일어날 확률이 1000배 이상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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