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 경제칼럼] 금리의 운명···’마이너스 금리 시대’ 언제쯤?

자넷 옐런(Janet Yellen)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 연준은 미국 경제사령탑으로 불린다. 세계 금융권이 연준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세우는 까닭이다. 

[아시아엔=엄길철 글로벌투자분석가, 경기대 교수] 장기금리는 단기금리보다 높은 것이 이론적이나, 때로는 시장상황에 따라 단기금리가 더 높은 경우도 간혹 있다. 이때를 ‘R(recession)의 공포’라고도 한다. 곧 “경기침체가 온다는 징후로 본다”는 것이다.

2018년 8월 14일 미국 증시가 3% 가량 하락하는 폭락을 보였다. 바로 그날 거래시간 중에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1.619%)을 2년 만기 국채수익률(1.628%)이 살짝 상회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날 주가반응처럼 과연 이후에 미국과 글로벌경제의 경기침체는 올 것인가? 아니 오게 둘 것인가?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오게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미국이 모기지 부실금융 과잉으로 벼란 간에 온 세상이 금융위기에 처했다. 당연히 이론적으로는 발생한 위험만큼 금리가 올라가고, 부실금융기관이 문을 닫고, 갚을 능력 없는 차입자들이 실패하고, 모두가 얼마간 고생을 한 후에 가계가 부실부채를 털어내고 다시 신용이 좋은 사람들이 돈을 차츰 빌려서 좋은 부동산만을 사고파는 시장으로 부동산경제가 구조개선이 되어야 하지만 그러질 못했다.

온 나라에 부도난 집들이 즐비한 위에다 미국 금융당국은 파격적으로 양적완화라는 달러의 헬리콥터로 융단폭격을 실시했다. 그 돈으로 시중의 채권들을 대량으로 매수해 금리가 올라가지 못하게 하고 매도를 대기하는 채권의 가치가 유지되게 한 것이다. 이건 당연히 시장경제가 아니다. 그렇게 정한 국가의 위기관리 결정이다.

우리도 이제 부동산분양가를 서민들이 집을 청약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부가 조정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부유층 동네의 분양가격이 중산층을 거쳐 서민충으로 파급이 오기 때문에 당장 부유층 동네의 분양가 하향을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은 언젠가 서민들이 살 수 있는 집을 별도의 공공장치로 마련해주고, 투자경제 활성화를 위해 민간주택시장은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다.

왜 이렇게 하는가. 서민들이 부채를 지면 그것이 생활소비든 집값이든 도무지 갚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나라나 쌓인 가계부채는 획기적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미국이 가계부채가 상당히 많고, 일본은 더 많은데 여기서 금리를 올리면 참 어려워진다.

그리고 또 새로운 돈은 점점 소수의 사람들이 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금리와 같은 무형의 자본이득이 부자에게 더 가지 않도록 어느 시점에서는 막아야 한다. 4차산업혁명이 앞으로 나아가면 갈수록 금리는 계속 낮추다가 결국 언젠가는 없애야 한다는 말이다. 더 이상 금융자산가들이 극소수가 되어 그 숫자가 더 작아지기 어려우면 국가는 결국 자본이득인 금리를 세상과의 합의를 거쳐 원천적으로 없애게 될 것이다.

이미 가계부채는 많고 일자리는 별로 없는 북유럽이나 스위스는 금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아예 마이너스 금리다. 스위스가 오죽하면 기본소득 도입 여부에 대한 투표를 했겠는가. 언젠가 금리의 종말은 기필코 온다. 당연히 간접 금융시장의 역할도 점점 기운다. 이미 금리가 아니라 인터넷 뱅킹으로 금융기관의 저녁이 먼저 찾아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마침 8.15 경축사에서 8만 달러 시대의 도래를 언급했지만, 국민소득이 높아지면 질수록 누구도 그냥 예금이나 하고 이자를 받을 생각을 말라. 만일 국민연금이 두고두고 돈이 잘 나온다면 그건 오롯이 다양한 투자관리의 대가일 것이다. 미래는 결단코 부자들이 이자수입으로 살아갈 수 없도록 돼있다. 오로지 투자가 아니면 돈의 수익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자부담이 없으니 돈을 빌려서 집을 사두면 집값이 오른다고 장담하기는 더 어렵다. 서민이나 중산층의 집들은 점점 공공의 공급이 늘어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일은 미국이 금리를 더 내려야 할 만큼 경기가 단기적으로 안 좋다는 말이다. 사실은 미국 경기가 2008년 이후에 장기 상승 랠리 중이라서 단기 위축국면에서 금리를 무작정 내리기도 어렵지만 한번 인하의 맛을 본 시장참가자들이 자꾸 연준(FRB)의 파웰 의장을 힘들게 한다.

놀랍게도 그 대표가 트럼프다. 미국 연준이 이 점을 감안한다면 얼마가지 않아 글로벌증시의 R의 공포는 사라질 소동이라고 본다.

One comment

  1. 잘읽었습니다.그런데 하나 간과한게 있습니다.엄선생님께서언급했던것처럼 마이너스금리 제로 금리로 갈 운명에 놓여있다면 거기에는 전제조건이있는것 같은데요 .물가입니다.만약 물가가 상승한다면 마이너스금리로 갈수있을까요? 현재 부동산 금융자산에는 버블이 많이 끼어있습니다. 이런 부동산 시장가격의 폭등 금융자산(주식.정크본드 등)의 버블까지 계산한다면 현재 상당한 인플래이션입니다. 만에 하나 물가로 번지게 된다면(전 그렇게 되리라고 봅니다)금리는 폭등할 가능성이 많지요.현재 세계각국이 가보지않은 미지의 금융의 세계로 가고있지만 한발의 헛디딤이 헤어나올수없는 수렁으로 가듯 피아트 통화의 통화증발의 결과는 금융역사에서 보았듯 항상 비참함으로 결말지어집니다.로마시대부터 현재까지 위정자들의 내시대만 괜찮으면된다는식의 미봉책남발이 국민들은 더 힘들게 하는게 아닌가 생각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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