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 경제칼럼] ‘한반도의 봄’ 서울 어떻게 변모해야 하나?

[아시아엔=엄길청 글로벌사회경영 평론가] 한반도에 평화가 꿈처럼 찾아오고 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새로운 문제는 언제나 나타나겠지만, 적어도 이젠 동족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싸우지 않을 것은 분명히 알 것 같다.

그리고 보니 서울의 지정학적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사실 서울은 남한만 놓고 보면 거의 북쪽 경계지역에 놓여있다. 더욱이 지형도 북쪽으로는 북한산, 인왕산, 수락산 등이 버티고 있어서 도시는 개활지가 상대적으로 많은 남쪽으로 치우쳐 있다.

그러나 이제 한반도의 상황은 서울의 새로운 역할을 짐작하게 하고 있다, 당장 남북한이 서로 협력하여 평화를 지키고 공동번영을 이루고자 한다면 먼저 도로와 철도가 연결되어야 하는데 모두 그 남쪽 출발지가 서울이다, 경의선이나 경원선이나 모두 서울이 출발지다. 북으로 가는 새로운 고속도로를 만든다 해도 서울에서 시작하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또 서울은 북한주민들이 가장 먼저 오고 싶은 0순위 방문지일 것이다. 또한 러시아와 중국을 통해 유라시아철도가 서울로 연결되면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서울을 찾아오는 육로 관광객들도 이전에는 없던 상상 속의 손님들이다.

일본에서 대륙으로 접근하려면 우리 한반도를 거쳐야 하고 그 노선도 해저터널이 생기면 부산을 거쳐 서울을 지나고 평양 또는 원산을 지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서울은 이제 글로벌사회로서의 면모를 가져야 한다. 방문자 누구에게나 개방적이고 소통적이며, 희망하는 정주자에게도 적절한 정주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특히 서울 북부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지하대로가 필요하다. 이미 그 어간은 도시가 채워져 북으로부터의 지상도로 건설은 어렵다. 도심을 지하로 진입도 하고 또 지나면서 서울 남부로 갈 수 있는 도로가 필요하다. 서울을 글로벌 도시로 만들려면 역사와 문화가 풍부한 곳을 도시 축의 중심으로 해야 한다. 한양도성과 남산 및 한강은 그런 점에서 다시 보게 되는 문화자산이다.

이 축을 중심으로 가운데 을지로, 퇴계로, 종로, 청계천, 세종로, 광교, 광희문 일대로 이어지는 사대문은 스마트시티의 기반 위에서 글로벌사회의 중추적인 도시의 생활문화 기반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우리가 런던이나 뉴욕 혹은 싱가포르에 가도 중심부에 ‘소호지역’이 있다. 고유한 생활문화도 그곳에 있지만 글로벌한 소비문화도 혼재하는 작은 가게와 다양한 식당, 그리고 도시의 문화상품도 다 그곳에 모여 있다,

대개 이런 지역은 편하게 도보로 이동하며 천천히 즐기고 휴식하는 공간이 연결 포인트를 이룬다. 이름 하여 ‘배회 경제권’이라고도 한다. 특히 을지로, 청계천, 퇴계로, 종로의 작지만 알찬 소상공인들을 도시재생 작업과 병행하여 지원하고 결집하여 균형 있는 글로벌 상권화 전략을 서둘려야 한다,

도시재생의 정책관리 관점을 개발이익 관리에만 두지 말고 도시 내 소상공인과 글로벌 소비자 그리고 젊은 도시문화 창조자들의 자연스럽고도 품격 있는 접점을 만드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지금 명동에서 만나는 방문자들은 얼핏 보아도 이방인 모습이다. 그러나 파리나 런던이나 뉴욕은 거리를 채운 사람 모두가 거주자든 방문자든 도시의 주인공 표정을 하고 있다.

이제 한반도 평화 시대 개막을 계기로 서울은 전 세계인들에게 한겨레의 중심도시로서의 공유공간을 내어주는 역사적인 전기를 만나고 있으며 이에 걸맞은 준비를 서둘러야 할 시점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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