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감독의 돌직구③] LA다저스 류현진한테 배워야 할 것들

한국인 최초로 MLB 올스타전 선발 등판한 류현진 [USA 투데이/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엔=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전 SK와이번스 감독]우리나라 프로야구도 40년의 역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는 ‘게임을 위한 연습’이 아닌 ‘연습을 위한 연습’이 되어서는 안 된다. 프로야구 선수라면 누가 이야기하기 전에 이미 최정상의 기량을 갖추고 올라온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들에게 어린 시절에 했던 것처럼 엄청난 양의 펑고를 치든가 손바닥이 피멍이 들 정도로 타격연습을 한다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훈련이다.

혹 전날 중요한 찬스에서 병살이나 삼진이라도 먹는 날에는 다음날 30분이 넘는 개인 타격연습을 해야 한다. 또 에러라도 하면 똑 같이 다음날 수비코치에게 엄청난 양의 펑고를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팬들이나 기자 그리고 프런트와 현장에 있는 지도자들까지 인식이 아직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많이 해야만 잘한다는 문화가 언제쯤 바뀔지···.

프로라면 최상의 컨디션과 기량을 갖고 팬들에게 모든 것들을 다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한 시즌 144게임 모든 선수들이 힘 쏟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 주어야 하는 것이 프로다. 수억을 받는 프로선수들이 한 시즌 144게임이 많다고 이야기 한다면 그 선수는 프로선수로서 자격이 없다. 또한 이들을 인솔하고 지도하는 지도자들은 선수들의 힘들어 하는 모습에 대리만족을 해서도 절대 안 된다.

아직까지 일부 지도자들이 감독이나 프런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 눈치를 보며 훈련시킬 때가 있다. 지도자들이나 프런트 그리고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팬들까지 선수들이 게 거품 흘리고 유니폼이 흙먼지로 뒤범벅되고 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땀으로 온 몸이 젖어 있는 모습을 보며 쾌재를 불러서도 절대 안 된다.

지도자들은 잘 알아야 한다. 누구를 위한 야구인가? 야구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그들이 할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 지도자들은 끊임 없이 공부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떻게 하면 최상의 컨디션으로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보여 줄 것인지에 대해 끊임 없이 공부해야 한다.

프로선수들이 왜 힘들어 하는가?
1. 무리한 연습
2. 성적에 대한 압박
3. 체력저하(체력저하는 왜 오는가? 잘 생각해 볼 일이다)
4. 인터넷 발달로 악플이 많아짐
5. 구시대적 지도방법
6. 무엇 때문에 야구를 하는가 또는 자기 주도의식이 부족함

올해 우리나라 프로야구 투수들이 유난히 볼넷을 많이 주고 있다. 이로 인해 KBO 리그가 수준미달이라는 기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수많은 팬들이 “수준 떨어지는 경기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17일 KBO 기록에 의하면 올 시즌 전체 투수들의 이닝당 볼넷은 0.39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0.362개보다 많다고 한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가? 그것은 근본적으로 기량이 떨어져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많은 지도자들이 투수들에게 잘못 가르쳤기 때문이다.

투수들로 하여금 가장 중요한 것은 한 가운데 던지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런데 야구를 조금이라도 하면 가장 먼저 어려운 코너웍부터 가르친다. 투수들이 코너웍을 던지지 못하기라도 하면 지도자들이 가차 없이 선수들에게 야단 치기 때문에 투수들은 어린 시절부터 주눅이 들 수밖에 없다.

미국야구 투수코치들은 투수들에게 가장 많이 강조하는 부분이 공격적인 피칭을 하라고 늘 강조한다. 공격적인 피칭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선수 각자에게 맡긴다. 얻어 맞아 보아야 투수들이 어떻게 공격적으로 던져야 한다는 것을 어린 시절부터 배우며 자란다.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공격적으로 투수들이 타자들과 경쟁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경기를 마칠 수가 있다. 주자가 루상에 나가기라도 하면 많은 견제구로 인해 시간이 지연 될 때가 많다. 투수는 타자와 경쟁하는 것이지 주자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현재 LA다저스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 투수의 인터뷰가 지금도 인상에 깊다. 류현진 투수는 “볼넷을 줄 것 같으면 차라리 홈런을 맞겠다”고 했다. 류현진 투수는 빠른 템포와 공격적인 스타일 그리고 적은 볼넷으로 올해 유난히 많은 승리를 챙기고 있다. 그리고 류현진투수의 가장 큰 장점은 경기 들어가기 전에 상대팀의 장·단점을 철저하게 알고 게임에 임한다는 사실이다.

요즘 우리나라 프로야구도 예전에 비해 불펜에서 많은 피칭을 하지 않는다. 점점 미국 메이저리그 스타일을 따라가는 현실이다. 제구가 잘 되지 않는 투수가 있거나 밸런스가 흐트러진 투수가 있다면 담당투수코치가 직접 일대일로 불펜에서 만나 피칭하는 것이 아니라 타올이나 작은 나뭇가지 혹은 지휘봉 같은 것을 손에 들고 섀도우피칭을 시킨다. 이것 또한 많이 시키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피칭 하면서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끊임 없이 대화와 느낌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렇듯 연습량을 위해 연습하기 보다는 게임에 필요한 요소들을 담당코치들이 연구·준비하고 설득한다. 선수들은 그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방법과 연습량을 선택하는 과정이 시즌 내내 이루어진다. 그래야만 선수들은 어떤 상황, 어떤 팀에서도 자기 야구를 할 수 있다. 또 게임 때 자신의 기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도 야구장 환경이나 연봉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발전을 이룬 것만큼 연습에 대한 정의도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최상의 게임을 위한 준비과정으로서의 연습방법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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